[ac.told] 일본을 피했다는 조롱...실력으로 증명해야 할 클린스만호

[포포투=정지훈]

“일본을 피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전에서 무승부를 거뒀는가? 그 웃음의 의미는 무엇인가?” 공식 기자회견에서 또 한 번 조롱 섞인 질문이 나왔다. 이제 실력으로 증명해야 하는 클린스만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 8강에서 호주를 만난다.

조별리그 성적표는 최악이다. 대회전에는 역대급 전력을 갖춘 한국이 E조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바레인, 요르단이 2위 싸움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난적 바레인에 3-1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게 출발을 했다. 그러나 요르단과 2차전에서 졸전 끝에 간신히 2-2 무승부를 기록했고, 3차전에서는 FIFA 랭킹 130위 말레시이아와 3-3으로 비겼다.

굴욕적인 순간이었다. FIFA 랭킹이 전부는 아니지만 100계단 이상 차이 나는 말레이시아와 비겼고, 자력으로 조 1위를 확정하지도 못했다. 여기에 핵심 선수들의 체력과 카드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많은 것을 잃었다.

팬들의 응원은 분노로 바뀌었다. 특히 분노의 화살은 클린스만 감독으로 향하고 있다.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말레이시아에 극장골을 허용한 후 현지 카메라는 클린스만 감독을 잡았는데, 평소처럼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물론 기뻐서 웃은 것은 아니었겠고,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었겠지만 적어도 그 상황에 맞는 미소는 아니었다. 적장인 김판곤 감독이 터치라인까지 나와 역동적으로 지휘한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더 비판을 받았다.

조롱 섞인 질문이 쏟아졌다. 16강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일본을 피했다. 말레이시아에 실점을 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게 되자 웃음을 지었는데 사우디아라비아는 강팀이다. 그 웃음의 의미는 무엇이었는가?’라는 현지 취재진의 질문이 나왔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은 미소를 감추며 “전혀 피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조 1위로 올라가는 게 우리의 목표였다. 말레이시아전에서 점유율도 높았고 슈팅도 많았다. 그런데 마무리를 하지 못했고 불안한 예감이 결과로 이어졌다. 만치니 감독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존중한다. 만치니 감독과 많이 상대했고 잘 아는 사이다. 내일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고 우린 아주 우승에 아주 목이 말라 있다. 잘 준비하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말대로 이제는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아시아 최강, 아시아의 호랑이 등으로 불리고 있는 한국이 ‘라이벌’ 일본을 피했다는 조롱 섞인 질문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사우디전 나아진 경기력과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