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으면 왕따` 스탠리 텀블러, 납 검출 논란에 `시끌` [SNS&]

스탠리 핑크 텀블러

미국에서 품절 대란을 빚은 '스탠리'(Stanley) 텀블러에서 납 성분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나와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CNN 등에 따르면 최근 일부 틱톡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납 검사 키트로 스탠리 텀블러를 테스트하는 과정을 찍은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영상에는 납과 접촉하면 색이 변하는 용액에 면봉을 적신 뒤 이 면봉으로 텀블러 내부 바닥 등 곳곳을 문지르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면봉 색이 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이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납은 중금속 중에서도 독성이 있는 물질로 체내 흡수되면 다른 중금속보다 배출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몸속에 과잉 축적될 경우 신경계 장애와 빈혈, 변비, 복통을 유발하고 소아기에는 성장을 방해하거나 과잉행동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스탠리 측은 자사 제품이 모든 미국의 규정을 준수한다는 입장이다. 텀블러 바닥을 밀봉하는 재료로 납을 일부 사용했지만 납이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 텀블러가 파손되거나 극단적인 열에 노출되거나 제품 의도와 맞지 않는 방식으로 사용되지 않는 한 문제될 일은 없다는 설명이다.

스탠리 대변인은 "우리는 제조 과정에서 제품 바닥에 자리한 진공 단열재를 밀폐하기 위해 업계 표준 입자(pellet)를 사용하고 있고 그 밀폐 재료에 납이 일부 포함돼 있다"면서도 ""일단 밀폐되면 바닥은 내구성 강한 스테인리스 스틸 층으로 덮여 소비자가 닿을 수 없다. 소비자가 접촉하는 어떤 스탠리 제품의 표면에도 납이 존재하지 않고 내용물에도 납이 없으니 안심하라"고 주장했다.

스탠리 텀블러는 미국 MZ세대들 사이에서 인기가 치솟은 제품이다. 품귀 현상을 보인 것은 물론 스탠리 텀블러만 싹쓸이 해 훔친 도둑까지 등장할 정도다. 미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플레이저 카운티의 로즈빌 경찰은 지난 17일 관내 한 상점에서 도난신고를 받고 출동, 23세 여성을 절도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상점에서 스탠리 텀블러만 골라 모두 65개를 훔쳐 달아났다가 붙잡혔다. 그가 훔친 텀블러의 합계 액수는 2500달러(약 333만원)에 달한다.

스탠리 텀블러는 특히 틱톡 인플루언서들이 사용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더 높은 인기를 보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스탠리 텀블러를 둘러싼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배경은 틱톡과 같은 SNS라며 사용자들이 자신이 소유한 제품을 소개하거나, 텀블러를 꾸미기 위한 여러 악세서리들을 보여주면서 홍보 효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스탠리는 미국 워싱턴 시애틀에 본사를 둔 1913년 설립된 캠핑용품 제조업체다. 스탠리가 출시한 정가 45달러(약 6만원)짜리 40온스(1135㎖) 용량의 한정판 텀블러는 품절 대란을 일으킨 끝에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SNS에서는 스탠리 텀블러가 없다고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한다는 인플루언서의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