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따블` 이튿날 하한가… IPO 수요예측 `무용론`

이윤희 2024. 1. 3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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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증시가 지지부진한 와중에도 기업공개(IPO) 시장의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이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모든 공모주가 희망가격보다도 높은 공모가에 '데뷔'를 했다.

수요예측은 전문투자자인 국내외 기관들이 발행(공모)기업에 대한 수요 상황을 파악하고 발행사가 제시한 공모 희망가를 기준으로 해 상장 전 적합한 시장 가격을 도출해내는 과정이다.

예컨대 포스뱅크의 경우 수요예측에 2104개의 기관이 몰렸고 이중 대다수가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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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뱅크 등 6곳 수요예측 진행
밴드 최상단 30% 초과 공모가 결정
기관 간 공모주 확보 경쟁이 원인
국내 금융사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연초 증시가 지지부진한 와중에도 기업공개(IPO) 시장의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이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모든 공모주가 희망가격보다도 높은 공모가에 '데뷔'를 했다.

이 새내기주들은 상장 첫날에도 '따따블(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배 상승)'에 성공하는 등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하한가까지 내려가는 등 이상현상이 포착돼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상장 전 가격 발견 기능을 상실한 상장 전 수요예측 제도에 대해 무용론까지 나온다.

30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포스뱅크·HB인베스트먼트·우진엔텍·현대힘스·이닉스·스튜디오삼익 등 6곳(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이 모두 희망 공모가 밴드(범위) 최상단을 초과해 공모가가 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밴드 최상단을 15~30% 초과하는 가격대에 주문을 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요예측은 전문투자자인 국내외 기관들이 발행(공모)기업에 대한 수요 상황을 파악하고 발행사가 제시한 공모 희망가를 기준으로 해 상장 전 적합한 시장 가격을 도출해내는 과정이다.

최근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과열 양상인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갖기 위해 기관들이 높은 가격에 몰린 결과, 공모가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몇년 사이 자산운용사 외에도 벤처캐피탈, 투자자문사 등 소규모 기관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모가 왜곡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예컨대 포스뱅크의 경우 수요예측에 2104개의 기관이 몰렸고 이중 대다수가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을 제시했다.

문제는 이렇게 결정된 가격이 상장 이후 급등락을 유발하며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실제로 올해 '첫 따따블'을 기록한 우진엔텍과 올해 두 번째 따따블을 기록한 현대힘스 모두 지난 29일 하한가까지 밀렸다. 특히 현대힘스는 상장 다음날 곧장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한 것이라 더욱 충격을 줬다. HB인베스트먼트도 같은날 20% 이상 하락 마감했다.

지난해부터 허수성 청약을 막기 위해 변경된 수요예측 제도가 시행됐지만 여전히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관행적으로 이틀에 걸쳐 이뤄지던 기관 수요 예측 기간을 최소 5영업일로 연장했다. 또 주관회사의 주금납입능력 확인 과정 등을 신설하기도 했다. 주관사가 수요예측 참여 기관이 주식 대금을 낼 능력이 있는지 자체 기준에 따라 확인하고 공모주 물량을 배정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IPO업무 담당자는 "사실 수천개에 달하는 기관의 주금 납입능력을 확인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발행사도 공모가가 너무 높게 결정되는 것이 부담이 돼 마냥 좋아하지 않는 분위기인데도 수요예측이 달궈지고 있디. 기관 경쟁률과 기관이 낸 공모가만 보고 상장 이후 성적을 예상하기란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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