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특별법 시행 2년…“더딘 조사에 보고서 왜곡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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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불완전하게 마무리될 수 있다는 유족들의 우려가 나왔다.
30일 전남 순천시에 있는 전남도 동부청사에서 열린 '여순10·19사건 특별법 시행 2년 평가회'에 유족 500여명이 참석했다.
시민단체와 유족들은 지난달 28일 전남도청, 이달 10일 서울에 있는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를 항의 방문했지만 담당자 면담조차 하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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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불완전하게 마무리될 수 있다는 유족들의 우려가 나왔다.
30일 전남 순천시에 있는 전남도 동부청사에서 열린 ‘여순10·19사건 특별법 시행 2년 평가회’에 유족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평가회에서는 더딘 진상조사와 보수성향 인사들로 구성된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발표자로 나선 임송본 여순10·19범국민연대 진상규명위원장은 “지난 21일 1기 위원회 위원 임기가 끝났지만 2기 위원들이 어떻게 선정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실무위원장이자 중앙위원인 전남도지사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시고 중앙위원들은 공무원만 믿지 말고 위원회 운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낭규 변호사는 보고서 작성기획단 선정 절차에 대해 “지난 2년간 소위원회 위원들이 기획단 구성을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지난해 12월 정부 지원단은 기습적으로 명단을 발표했다”며 “법 시행령에서는 여순사건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위원회 의결을 거쳐 위원장이 정하도록 나와 있어 절차 위배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와 유족들은 지난달 28일 전남도청, 이달 10일 서울에 있는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를 항의 방문했지만 담당자 면담조차 하지 못했다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석 순천 와이엠시에이 사무총장은 “유족, 시민사회, 언론계, 정치권, 지방정부, 학계 등 모두 결집해 여·순 진상조사보고서 기획단 해체 운동본부를 구성해야 한다”며 “기획단을 해촉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법률, 조직, 시간의 한계는 물론 왜곡된 여·순 진상조사보고서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1월21일부터 지난해 12월31일까지 접수한 피해신고는 모두 7465건으로, 이 중 566건(7.6%)은 진상규명 결정, 1560건은 중앙위원회 심의 중이고 나머지는 전남도 실무위원회 심의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중앙위원회는 올해 10월5일까지 활동을 마무리하고 2025년 4월4일까지 종합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이날 평가회에는 여순사건 당시 민간인을 학살한 진압군의 후손이 참석하기도 했다. 2006년 다큐멘터리 영화 ‘백두산 호랑이를 찾아서’를 만든 구본환 감독은 “한동안 여순사건과 떨어져 살았는데 다시 관심을 갖고 배우기 위해 순천을 찾았다”고 말했다. 구 감독이 이모할아버지(아버지의 이모부)로 불렀던 김종원(1922∼1964)은 일본군 하사관 출신으로 해방 뒤 국방경비대 소속으로 활동하며 여순사건, 빨치산 토벌작전에 참여했다. 그는 일본도로 민간인 목을 베며 악명을 떨쳤고 자신을 스스로 ‘백두산 호랑이’로 지칭했다. 이날 평가회에 모인 유족들도 ‘호랑이 김종원’을 기억하고 있었다.
구 감독은 “어렸을 적 이모할아버지를 대단하신 분으로만 알고 있었지만 영화를 만들면서 실체는 알게 됐다”며 “후대들이 역사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올바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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