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안 딴 고량주에 파리 사체 `둥둥`…"보상금 1억 얘기 안했다"

뚜껑을 안 딴 술병 안에 든 파리로 추정되는 벌레가 들어있는 중국산 고량주. [연합뉴스]

미개봉 술병(왼쪽)과 개봉된 술병. [연합뉴스]

뚜껑을 따지 않은 중국산 고량주에서 파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에 사는 A씨는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고량주를 주문했다가 술병 안에 이물질이 담겨있는 것을 목격하고 깜짝 놀랐다.

A씨가 술병 안의 물체를 자세히 살펴보니 파리로 추정됐다. A씨가 공개한 사진 속의 물체는 2㎝ 정도에 길쭉한 주둥이와 6개의 다리, 한 쌍의 날개가 달려 있어 파리와 흡사한 외견을 갖췄다.

몸 마개를 열기 전이라 원래 들어 있었던 게 확실했다. 해당 주류는 중국 현지 제조공장에서 생산되고 국내 수입사를 거쳐 유통되는 제품으로 확인됐다.

이에 A씨는 저녁 식사에 동석한 지인이 수입사에 연락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수입사의 대처가 무성의했다고 주장했다.

A씨와 고량주 수입사는 보상 문제를 둘러싸고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수입사는 이물질 관련 민원이 접수된 이후 제품 회수를 통한 정밀 조사와 보상 협의 등 후속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려 했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상대방 측이 과도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고, 문제 해결에도 비협조적이라며, 정해진 절차에 따라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수입사 관계자는 "당초 주류 한 상자를 제공한다고 했으나, 보상 금액으로 1억원을 요구한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며 "최대한 대화를 요청해도 당사자를 만날 방법이 없어 제품을 실제로 확인하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A씨는 "1억원 얘기는 우리에게 술을 판 음식점 사장이 '중국 맥주공장 방뇨사건이랑 비교하면 보상금이 1억원이라 해도 아깝지 않을 것'이란 취지로 수입사 쪽에 말한 거지 내가 얘기한 것도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보상 금액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입사 측이 계속 악성 민원인 취급을 하고 의도를 왜곡해 보상과 관계 없이 제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질 혼입에 대한 과실이 드러난 제조업체나 조리 점포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현행법에는 기준과 규격에 맞지 않는 식품·식품첨가물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제조·수입·가공·사용·조리·저장·소분·운반·보존하거나 진열하면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를 토대로 이물질과 과실 정도에 따라 위반 제조업체에 시정명령부터 품목 제조정지, 제품 폐기 등 행정처분을 내린다.

관련 책임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지만, 이물질 원인과 책임 소재가 규명되지 않으면 업체나 점포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