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하지 말고 고개 숙이지 말자” KIA 투타 기둥 나성범·양현종, 김종국 前감독 사태에 후배들 다독였다
[OSEN=인천공항, 길준영 기자] KIA 타이거즈 주장 나성범(35)과 투수 최고참 양현종(36)이 김종국 전 감독 사태에 대해 입을 열였다.
나성범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 캔버라로 향했다. KIA에서는 처음으로 주장을 맡은 의미있는 시즌이지만 출발부터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김종국 감독이 금품수수 의혹으로 인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불명예스럽게 팀을 떠난 것이다.
KIA는 지난 28일 “김종국 감독에게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구단은 지난 25일 김종국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27일 김종국 감독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를 최종 확인했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독으로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 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라고 발표해 야구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29일에는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수사부가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2022년 KIA 단장으로 취임한 장정석 전 단장은 당시 트레이드로 영입한 포수 박동원에게 연장계약의 대가로 뒷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난해 3월 29일 해임됐다. 이후 KBO는 검찰에 장정석 전 단장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고 서울중앙지검은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번 금품수수 혐의에 대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결국 KIA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당초 KIA는 수사 상황을 보고 김종국 감독의 최종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29일 “구단은 오늘 자체 조사를 통해 현재 김종국 감독이 피의자 신분이며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구단은 검찰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품위손상행위’로 판단하여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해지 결정을 내렸다. 구단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후임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라며 김종국 전 단장과의 결별 소식을 발표했다.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 심문에 출석했다.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질문에 두 사람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영장실질심사 심문은 오후 12시30분경 끝났지만 아직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발표되지 않았다.
나성범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그 부분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감독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제 스프링캠프가 시작했으니까 야구에 집중하고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다. 한 시즌을 시작하는 시점인데 웃고 좋은 분위기에서 하면 더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분위기가 조금 어두울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너무 고개를 숙이고 침울한 것보다는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누가 오실지는 모르겠지만 빨리 오셔서 팀을 다시 시작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선수단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나성범은 “너무 분위기가 이러니까 선수들마다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동요되는 선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미리 미팅을 가지고 ‘너무 동요하지 말자. 우리는 준비한대로 출발할거다. 준비한대로 하면 되니까 시즌 준비를 잘하자’라고 당부했다”라고 답했다.
베테랑 투수 양현종도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지금은 스프링캠프에 집중해야하는 시간이다. 단장님께서도 선수들에게 ‘죄송하다. 선수들은 크게 신경쓰지 말고 시즌만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성범이도 선수들에게 씩씩하게 하자고 주문했다. 이런 일로 눈치를 보거나 고개를 숙이는 것보다는 무거운 분위기에도 자신이 생각했던 각오나 목표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며 스프링캠프로 갔으면 좋겠다”라고 후배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KIA는 팀을 이끄는 베테랑들이 선수들을 다독이며 스프링캠프로 향했다. 사상 초유의 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KIA가 올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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