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장관, 美대사 접견…한미동맹·北문제 협의(종합)

한미 고위경제협의회 31일 개최, 공급망 협력 논의
한중 외교장관 첫 통화 지체 "양국 관계 반영 아냐"

[서울=뉴시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30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해 한미 및 한미일 협력과 북한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 (사진= 외교부 제공)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30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해 한미 및 한미일 협력과 북한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골드버그 대사는 조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접견하는 주한대사로서 오늘 면담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취임 후 주한대사 가운데에서는 골드버그 대사를 가장 먼저 접견하는 것이다.

면담에서는 한미 동맹 및 한미일 협력 강화 방안과 북한 핵·인권 문제, 지역·글로벌 주요 현안 등에 관해 폭넓게 논의했다.

조 장관은 지난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양국 간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화됐다고 평가하며 올해도 한미동맹의 발전 추세를 계속 이어 나가자고 했다. 올해 한미일 정상회의 출범 30주년을 맞아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합의 사항을 바탕으로 3국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도 전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한일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한미일 협력을 강화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 덕분이라고 평가하며 3국 간 협력을 지속 강화하자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양측은 또 북한이 호전적인 언사와 도발을 거듭하며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긴밀한 한미 공조와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는 동시에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견인해 나갈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한미가 국제사회와 공조해 러북 간 군사협력에 엄정히 대처해 나가자는 의견도 교환했다.

조 장관은 앞으로 '경제·안보 융합외교'와 '주요 7개국(G7) 플러스 시대 외교'도 적극 추진하겠다며 한미 간 긴밀히 협력하자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국제사회가 여러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기여하고 있음을 지지한다는 뜻을 전했다.

외교부는 오는 31일에는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미국 국무부와 함께 '제8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를 갖는다.

SED는 한미 외교당국이 포괄적 경제협력을 논의하는 차관급 정례 협의 채널로, 강인선 제2차관과 호세 페르난데스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이 공동 주재한다.

회의에서는 미국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핵심광물 공급망, 대(對)중국 수출규제 등 다양한 현안이 의제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임 대변인은 "강 2차관은 내일 SED를 주재하며 미 측 수석대표인 페르난데즈 차관이 이 회의를 위해 방한한다"면서 "양측은 공급망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경제·안보 협력 방안을 집중 협의하고 개발·인프라 등 분야에서의 글로벌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외교부는 한중 외교장관 간 '첫 인사'가 지체되는 데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조 장관은 지난 10일 임명된 다음날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한 것을 시작으로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 부이 타잉 썬 베트남 외교장관 등 주요국 카운터파트와 연이어 전화로 인사를 나눴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조 장관 취임 직후 축하 전문을 보냈을 뿐, 양국 외교장관 간 전화 통화는 아직까지 깜깜무소식이다. 앞서 박진 전 장관의 경우 취임 나흘만에 왕 부장과 처음 통화를 갖고 상견례를 마친 바 있다.

이에 대해 임 대변인은 "보통 양국 간의 외교장관 통화는 상호 편리한 일시에 이뤄지는 것이 관례"라며 "일부 국가들과의 통화가 상대 측의 사정으로 지연되는 경우는 있지만 그러한 내용이 양국 관계의 현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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