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 '수수료 0' 파격…韓 e커머스 초긴장

안재광/이선아 2024. 1. 3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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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e커머스 알리바바의 해외 서비스인 알리익스프레스가 '수수료 제로' 혜택을 내세워 한국 브랜드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국산 초저가 상품뿐 아니라 한국의 유명 브랜드 상품까지 넣어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주도하는 국내 e커머스 시장의 판을 흔들겠다는 것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브랜드 상품을 모아놓은 K-베뉴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오는 3월 말까지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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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 국내 온라인쇼핑 단숨에 3위
한국제품 전용관 'K-베뉴' 효과
LG생활건강·애경 등 대거 입점
월간 이용자수 700만명 돌파
알리의 반값 '1688닷컴' 곧 상륙
"쿠팡·네이버, 초저가 공습 비상"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중국 최대 e커머스 알리바바의 해외 서비스인 알리익스프레스가 ‘수수료 제로’ 혜택을 내세워 한국 브랜드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국산 초저가 상품뿐 아니라 한국의 유명 브랜드 상품까지 넣어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주도하는 국내 e커머스 시장의 판을 흔들겠다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도매상에 소매가의 절반 가격으로 물건을 대량 공급하는 1688닷컴의 한국 서비스까지 조만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K-베뉴 시작 후 쇼핑앱 3위 등극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브랜드 상품을 모아놓은 K-베뉴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오는 3월 말까지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최대한 많은 한국 기업이 입점해 물건을 팔도록 수수료 수입을 포기한 것이다. K-베뉴에 입점한 한국 기업은 LG생활건강 애경 깨끗한나라 유한킴벌리 등이다.


제조업체들은 통상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오픈마켓의 ‘장터’를 빌려 쓰는 대가로 매출의 10~20%를 수수료로 낸다. 이 수수료가 없다는 것은 제품을 팔 때 마진이 10~20% 높아진다는 의미다. 납품사들은 사흘 내 배송하는 택배 비용 등을 부담하면 된다. 납품업체들은 마진을 일부 포기하고 판매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고 있다. 쿠팡 등 국내 e커머스 기업들과 마찰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알리의 제안은 파격적인 것”이라며 “우리 물건을 수수료도 안 받고 팔아주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작년 10월 K-베뉴를 열고 빠르게 사용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작년 초 300만 명대에 불과하던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 사용자는 K-베뉴 서비스를 시작한 10월 600만 명을 넘더니 12월에는 약 713만 명으로 급증했다. 단기간에 2위인 11번가(768만 명)에 근접했다.

유통업계는 한국 브랜드 상품으로 구색이 넓어지자 10·20대 젊은 소비자뿐 아니라 40·50대 중장년층이 빠르게 유입된 것으로 분석한다. 알리의 주력 상품인 중국산은 초저가로 품질이 떨어진다. 여기에 배송이 오래 걸려 사용자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알리의 반값 1688닷컴 출격 준비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와는 별도로 1688닷컴의 한국어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1688닷컴은 중국 내수용 기업 간(B2B) 서비스다. 제조사와 도매업자를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물건을 사려면 사업자등록이 있어야 하고 대량 구매도 해야 하지만, 일반 소매가격의 절반 수준인 것이 최대 장점이다. 초저가인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에 비해서도 가격 경쟁력이 크다. G마켓 11번가 등 국내 오픈마켓의 판매자 상당수가 중국 내 배송 대행을 통해 1688닷컴에서 물건을 구매한다.

국내 유통사들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보다 1688닷컴의 한국 진출이 더 큰 파괴력을 보일 것으로 우려한다. 쿠팡 G마켓 11번가 등에 입점해 있는 판매자들이 1688닷컴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는 식으로 ‘알리바바 생태계’에 갇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1688닷컴이 도매상뿐 아니라 소매상에도 물건을 판매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e커머스 관계자는 “도매상에 물건을 제공하는 B2B부터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C2C 사업까지 알리바바가 국내 유통시장 전반을 서서히 장악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우려했다.

안재광/이선아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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