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합시다] 반도체도 묻고 더블로?…‘상식’ 깬 중국 노림수는
'공급이 늘면 가격은 내려간다'.
수요·공급 기본 원칙이죠.
여느 회사든 공급 과잉이 되면 물량을 줄여서 가격을 방어하려 드는데, 중국의 반도체 기업이 이 '상식'을 뒤집는 행보를 예고했습니다.
그 당사자는 중국 'SMIC'입니다.
타이완 TSMC 같은 위탁생산 전문, 파운드리 기업입니다.
아직은 TSMC의 10분 1 수준이지만, 중국에선 최대 생산 기업입니다.
SMIC는 최근 실적 발표회를 열고, 올해 '공급 과잉'을 예상했습니다.
특이한 건 그 다음부터입니다.
설비 투자액을 10조 원까지, 계획보다 20% 정도 늘리겠다고 발표합니다.
미국 제재 때문에 이익도 급감한 상황에서, 공급 과잉을 예측해놓고 공급을 더 늘리겠다고 나온 겁니다.
뭘 노린 걸까.
"태양광 패널에서 쓴 전략의 반복".
세계적 베스트셀러 '칩 워'의 저자 크리스 밀러 교수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중국은 값싼 태양광 패널을 쏟아내 해외 경쟁사를 고사시켰습니다.
마찬가지로 반도체 물량을 늘려 가격 급락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초미세 첨단 반도체는 어렵지만, 구형 반도체는 대량 생산이 가능합니다.
최대 피해자는 TSMC가 유력합니다.
TSMC 이익의 25%가 여전히 구형 반도체에서 나옵니다.
물론 SMIC도 손실을 감수해야 하지만, 투자액은 대부분 중국 정부가 대줍니다.
중국도 미국처럼 반도체 투자에 막대한 보조금을 몰아주기 때문입니다.
'묻고 더블로 가자'는 영화 대사처럼 위험한 판을 벌여서 다 먹겠다는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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