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정치인과 브랜드 이미지

김충제 2024. 1. 3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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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준 경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브랜드 자산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브랜드를 갖지 않거나 무명 브랜드가 부착된 경우에 비하여 그 브랜드를 가졌기 때문에 갖는 차별적 브랜드 가치로 정의된다. 브랜드 자산을 높이는 것은 마케터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이다. 그런데 어떻게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마케팅 연구에 의하면 브랜드 자산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중요 요인은 브랜드 인지도와 브랜드 이미지이다. 브랜드 인지도는 브랜드 재인과 회상의 용이함을 의미한다. 소비자에게 브랜드 정보가 주어졌을 때 어떤 브랜드인지 쉽게 인지할수록, 소비자가 기억에서 브랜드를 쉽게 떠올릴수록 그 브랜드의 가치는 높다.

또한 브랜드 이미지가 강력하고, 호의적이고, 독특할수록 브랜드 자산은 높다. 브랜드 이미지는 어떤 브랜드가 무엇을 나타내는가 그리고 소비자가 이를 어느 정도로 호의적으로 보는가 하는 것을 나타내는 스키마, 즉 연상의 집합으로 정의된다. 브랜드 이미지는 상품의 속성 및 편익과 관련이 있다. 가령 커피숍 스타벅스의 이미지는 속성(맛, 점포 분위기) 및 편익(즐거움, 안락함)과 연관성을 가지며 이 연관성의 강도, 선호도, 독특성이 스타벅스의 자산에 영향을 준다. 높은 브랜드 이미지는 브랜드 태도와 구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브랜드 이미지는 기업경영뿐만 아니라 정치 영역에서도 유효하게 작동된다. 유권자는 정치 소비자로서 정치인의 소속 정당이나 내세우는 정책, 이념뿐만 아니라 후보자의 이미지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심리학, 정치학, 마케팅, 홍보학 분야의 연구에 따르면 개인 소비자에게 있어 소비대상의 이미지가 왜 중요한가 하면 그것이 소비자의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정 정치인이 주는 긍정적 이미지는 해당 정치인에 대한 지지, 곧 투표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정치인의 이미지는 정치인의 성격, 리더십, 대중매체나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통해 유권자, 즉 정치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심상이다. 정치학 및 언론학 분야 연구들은 투표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지하는 정당, 정치사회적 이슈와 함께 정치 후보자의 이미지를 지적하고 있다. 특히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의 투표행위에 관한 연구들은 유권자의 지지하는 정당이나 이념의 역할이 꾸준히 줄어드는 대신 정치 후보자의 이미지가 더욱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이는 대중매체가 정치 과정의 중심적 요소로 그 역할이 증대된 데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인의 이미지는 어떻게 구성되고, 유권자는 그것을 어떻게 평가하며, 그것이 실제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성적이고 합리적 판단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정책 이슈와는 달리 이미지는 심리·연상·직감 등과 관련이 있고 논리적 정보보다는 시청각 정보, 감성 정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이미지는 정치인이 쉽게 조작할 수 있는 대상으로 의심받고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 반대되는 견해로 이미지가 경력이나 정책 이슈 정보와 같은 이성적 정보와 무관한 별도의 개념이 아니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점과 이미지 정보는 유권자가 복잡 다양한 정치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식체계라는 주장도 함께 존재한다.

한 연구는 정치 후보자의 이미지가 능력과 인품의 두 가지 하위 차원으로 구성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연구는 리더십 및 업무 수행능력 등 인지적 차원과 긍정적·부정적 감정이라는 감정적 차원의 두 가지로 분석한다. 정당과 정치 후보자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이러한 이미지 구성요인들이 미디어에 의해 어떻게 보도되고 의제화되는지 분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유권자는 전통 미디어와 뉴 미디어가 특정 이슈나 정파를 편파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정치인의 이미지에 왜곡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다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문병준 경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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