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에서 돈빌린 차주, 중도상환수수료 부담 줄어든다

김국배 2024. 1. 3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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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공정금융 추진위원회, 5개 과제 심의
"하반기 가이드라인 마련, 산정기준 공시"
은행권 맞춰 제도 개선…연말 경감 혜택
보험 갈아탈 때 부담보 기간 확대 없애기로
사기 등 대출 피해자 추심도 완화하기로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차주의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르면 연내 차주가 직접적인 수수료 경감 혜택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보험 승환(갈아타기)계약 시 적용하던 부담보(보장 제한) 기간을 줄이고 이에 따른 보험금 지급 거절도 없애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제1차 공정금융 추진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금융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5개 과제를 심의했다고 30일 밝혔다.

2금융권 중도상환수수료, 실제 발생 비용만 반영

금감원이 첫 번째로 꼽은 추진 과제는 저축은행, 캐피털, 카드사 등 제2금융권 중도상환 수수료 제도 개선이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사, 보험회사 등 제2금융권은 현재 대출 중도상환 발생 시 자금운용 차질에 따른 기회비용, 대출 취급 비용 등을 보전하기 위해 0.5~2% 수준의 중도 상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 대출 등도 영업점 대출과 똑같이 중도상환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근저당권설정비가 발생하지 않는 신용 대출에 대해서도 담보 대출 수준의 수수료를 내게 하는 등 수수료 산정 체계에 비합리적인 측면이 있다는 게 금감원 등의 시각이다. 이는 여윳돈이 생긴 소비자가 대출을 중도 상환하거나 유리한 조건의 대출로 갈아탈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간 금융회사의 대출 중도 상환 수수료가 대출 취급 시 실제 발생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은행권과 협의를 거쳐 중도상환 수수료 체계를 개선하려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제2금융권도 은행권에 발맞춰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것이다.

제2금융권이 실제 발생 비용만을 중도상환 수수료에 반영하게 하는 가이드라인은 하반기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들은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출 취급 채널(대면·비대면), 담보 여부(신용·담보), 금리 유형(변동·고정 금리) 등의 차이를 고려해 대출금 중도 상환에 따른 비용을 명확히 산정한다. 또 대출 모집·계약 시 중도 상환 수수료에 대해 충실히 설명하고 수수료 부과·면제 현황, 산정 기준 등도 공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반기 중 관련 내용을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감독 규정에 담고 하반기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며 “빠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수수료 경감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보험 갈아타도 보험금 지급…부담보 기간도 줄여

보험 승환 계약(갈아타기)으로 불합리하게 보장 제한 기간(부담보 기간)이 늘어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문제도 손본다. 예컨대 지금은 위장 질환이 있는 계약자가 3년간 위장 부위에서 발생한 질병을 보장받지 않는 조건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으나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보장 내용이 유사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면 3년 부담보 기간을 다시 적용받는 불합리함이 있었다.

금감원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생명·손해보험사의 부담보 특약을 부가한 자사 승환 계약을 점검한 결과 부담보 기간이 불합리하게 확대한 계약은 약 3만 2000건에 달했다. 금감원은 같은 보험사 승환 계약을 전수 조사해 불합리하게 부담보 기간을 확대한 계약에 대해선 기간을 축소하도록 할 방침이다. 승환 계약 시 기존 계약의 부담보 경과 기간을 고려해 새 계약의 부담보 기간을 설정하도록 제도도 고친다.

금감원은 또 보험회사와 금융 소비자 간 합의로 체결한 화해 계약서에 화해 효력 안내 문구를 반영하고 소비자에게 불리한 문구를 기재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런 이유로 화해 계약 체결 시 보험금 청구를 제한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대출 원리금 상환을 위한 자동이체 출금 처리 순서도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정비한다. 그동안 같은 은행에 여러 대출이 있다면 자동이체 출금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지 않아 일관성 없이 출금돼 연체 정보로 등록되는 등 피해가 왕왕 발생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강압·사기로 대출을 받은 범죄 피해자에 대해선 금융사의 채권 추심을 완화하겠다고 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불공정 금융 관행 신고센터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겠다”며 “불공정한 금융 관행을 적극적으로 발굴·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설치된 은행 ATM기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국배 (verme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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