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뇌물·선거범죄 집행유예 이상은 확정 판결 전 공천 배제”

“대법원 유죄 확정 전 무죄추정” 민주당과 차별화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공천 신청 당시 여성범죄·아동범죄로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은 경우, 공천 신청 당시 뇌물범죄·선거범죄 등으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성폭력 2차 가해와 직장 내 괴롭힘, 학교폭력, 마약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사면·복권되더라도 공천에서 원천 배제된다. 배우자 및 자녀의 입시 비리, 채용 비리, 본인 및 배우자의 병역 비리, 자녀의 국적 비리로 형사 처벌을 받은 자도 공천에서 원천 배제되며 사면·복권되더라도 공천받을 수 없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3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 공관위원인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성범죄·몰카·스토킹 등 여성범죄, 아동학대·아동폭력 범죄로 벌금형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공천 신청 당시 해당 심급에서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으면 공천에서 원천 배제된다”고 밝혔다. 또 “강력범죄·뇌물범죄·재산범죄·선거범죄·도주차량 음주운전 등 파렴치범죄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공천 신청 당시 하급심에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도 공천에서 원천 배제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공관위의 “대법원의 유죄 판결을 받기 전까진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원칙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총장은 ‘공천 당시까지의 선고를 기준으로 부적격 여부를 판별한다고 했는데 상급심에서 판결이 뒤집히는 경우 후보자의 불만이 있으면 어떡하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기본적으로는 하급심에서라도 부적격 기준의 형이 선고되면 부적격 처리하지만 이의 신청을 받아 보고 이의가 있다고 하면 달리 결정하는 부분이 있으니 원칙적인 기준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관위는 “미래를 빼앗는 범죄인 ‘신4대악’과 ‘4대 부적격 비리’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천을 배제하고 사면·복권돼도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신4대악’에는 성폭력 2차 가해, 직장 내 괴롭힘, 학교폭력, 마약 범죄가 포함된다. ‘4대 부적격 비리’는 자녀·배우자의 입시 비리, 채용 비리, 본인·배우자의 병역 비리, 자녀의 국적 비리를 뜻한다.

공관위는 다음 달 3일 공천 신청자 접수가 완료되면 부적격 기준에 해당하는 신청자는 원천 배제한 후 본격적인 심사 평가에 착수할 계획이다. 지역별 면접은 다음 달 13일부터 시작된다.

경선은 일반국민 여론조사와 당원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이뤄진다. 일반국민 여론조사는 전화면접을 통해 1000개의 샘플을 조사하고,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한다. 당원 선거인단 투표는 다음달 15일 자정을 기준으로 선거인단 명부에 해당하는 선거구 책임당원 명부를 작성해 이뤄진다.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책임당원명부에서 1000개의 샘플을 조사하며, 책임당원이 1000명 미만인 경우 일반 당원 중 추첨을 통해 선정된 자를 조사에 포함할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가능한 한 2월 말까지 (경선을) 마무리하려고 한다”면서도 “(2월 말까지) 100% 끝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장 총장은 “몇 명이 신청할지 알 수 없고 면접이 어떻게 진행될지 몰라서 2월 말을 예정하지만 맞춰질지 모르겠다”며 “공천했다 해도 뒤늦게 부적격자가 밝혀지면 몇몇 지역구에 대해서는 2월 이후에도 공천 심사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