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DT인] 잘 다니던 은행 그만두고 핀테크行… "고객 금융습관 바꾸고 싶어"
하나은행 사내벤처 업무 맡으며 인연… 퇴사후 핀다에 재입사
138개 견적 받아 가격 분석… 유통과정 혁신 필요하다 느껴
업계 최초 자동차 리스·렌트 서비스… '견적보장제'도 도입
핀다앱서 차량 비교 한번에… 승인까지 단 40초밖에 안걸려
"고객의 금융 습관을 바꿔보고 싶었어요."
양복만 입던 금융맨이 잘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후드티를 입게 된 사연은 의외로 간단했다. 핀테크업체인 핀다의 정상연(36·사진) 프로덕트 그룹 리드(이사)는 지난 2020년 하나은행 재직 시절 미래금융전략부에서 사내벤처 업무를 담당하며 핀다와 연을 맺었다.
당시 6개월 간 핀다에서 파견 근무를 마치고 은행으로 복귀한 그는 기존의 사내벤처 지원 제도 진행이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퇴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때마침 그에게 핀다가 재입사를 권했고, 이를 계기로 정 리드는 2021년 핀다에 다시 합류하게 됐다. 정 리드는 핀다에 입사한 지 2년이 지났는데도 인터뷰 내내 신입사원 못지 않은 열정을 보이며 핀다의 서비스 등에 대해 눈을 반짝이며 설명했다. 그는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과 복장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직원들이 해보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핀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정 리드 지휘 아래 핀다는 지난 2022년 신사업으로 자동차 리스·렌트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이 포화 상태인데다 이전까지 대출 중개에 주력하던 핀다가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은 대단한 도전, 또는 도박이 아닐 수 없었다.
정 리드는 "금융소비자들이 생활비와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외에도 자동차 구입을 위한 대출 니즈가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오토론을 출시했는데, 처음에는 반응이 좋지만은 않았다"며 "원인을 분석해 보니 놀라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핀다의 오토론 서비스를 이용해 견적을 받았지만 대출을 받지 않고 이탈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대다수의 고객들로부터 '원하는 차를 사기엔 대출 금액이 부족하다'는 답을 얻었다고 말했다.
정 리드는 "인터뷰를 하다보니 많은 사람이 본인의 소득수준이나 지불능력에 비해 조금 더 좋은 차를 타고 싶어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관련 시장을 리서치해 보니 지난 5년 간 제일 많이 판매되던 수입차가 4000만원대였다면, 최근에는 7000만원의 차량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자동차에 대한 고객들의 눈높이가 많이 올라갔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차량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들이 렌트와 같은 유사 금융상품에 눈길을 돌린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계기로 핀다는 지난 2022년 자동차 오토 리스·렌트 서비스를 내놓게 된다. 핀테크 업계로선 최초의 시도다. 핀다가 선보인 오토 리스·렌트 서비스는 자동차 계약부터 출고까지의 복잡한 중간 유통과정을 없애, 금융사와 다이렉트 거래를 중개하며 영업 사원 수수료가 없어 업계 최저 수준으로 비용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핀다는 최근 이 서비스에 '견적 보장제'도 도입했다. 견적 보장제는 사용자가 구매를 원하는 자동차의 리스·렌트 비용을 사전 견적 그대로 변함없이 차량 출고까지 보장해주며, 비대면으로 심사받은 견적과 실제 견적이 달라지면 차액을 전액 보상해주는 구조다. 이 역시 오토 리스·렌트 업계 최초로 핀다가 선보였다.
정 리드는 이 서비스를 위해 138개의 견적을 받아봤다고 했다. 그는 "발품을 팔아 보니 자동차 영업사원마다 제시하는 가격이 다 달랐다"며 "직접 경험해보며 이 시장에 대해 알면 알수록 유통과정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고객의 차량 구매 습관을 바꾸겠다'는 자신만의 미션도 세웠다. 정 리드는 "자동차 오토 리스·렌트 시장은 매년 7% 성장하고, 고객의 니즈도 많지만 기성 채널들을 보면 본인인증 절차나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객이 차량을 인도받는 최종 단계까지 가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 인해 영업의 효율성이 낮아지고, 결국 업체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비싼 수수료를 부과하는 악습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정 리드는 핀다의 '자동차 오토 리스·렌트 서비스'가 이같은 악습을 끊어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그는 "고객들이 핀다의 서비스를 통해 직접 조건을 선택하고, 핀다 앱에서 차량 비교를 한 번에 쉽게 할 수 있는 만큼 시간 절약도 할 수 있다. 서비스 신청을 받은 후 승인까지 단 4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 리드는 "국내 대출비교플랫폼 중 가장 많은 70개 제휴사를 보유한 핀다가 비대면 대출 실행으로 고객의 대출 습관을 바꾼 것처럼, 자동차 오토 리스·렌트 서비스를 통해서도 고객의 차량 구매 습관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대출중개 본업에 집중하면서도 고객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매 순간 핀다가 함께할 수 있도록 도움되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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