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가 "욕받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 사이드백, 돌아온 김진수가 욕받이 굴레 끊을까 [아시안컵]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부상에서 돌아온 김진수(전북 현대)가 클린스만호의 사이드백 '욕받이 굴레'를 끊어낼 수 있을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새벽 1시(한국 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AFC 아시안컵 16강전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한다. 한국은 조별리그 1승 2무로 E조 2위를, 사우디아라비아는 2승 1무로 F조 1위를 차지했다. 한국과 사우디 중 승리한 팀은 인도네시아를 4-0으로 꺾고 8강에 선착한 호주와 맞붙게 된다.
한국은 조별 예선 3경기서 공수 양면 모두 답답한 흐름의 경기를 펼쳤다. 부진한 경기력은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부재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고,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특히 수비 쪽에서는 왼쪽 풀백을 맡았던 이기제(수원 삼성)와 설영우(울산 HD)가 집중 타겟이 됐다.
이기제는 바레인과 요르단전에서 2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지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빠르게 교체됐다. 주포지션이 오른쪽 풀백인 설영우가 왼쪽으로 이동해 임무를 수행했지만, 말레이시아전에서 상대 공격수에게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을 헌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말레이시아전을 보고 아쉬움을 쏟아냈던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는 29일 유튜브 채널 '리춘수'를 통해 사이드백 포지션의 중요성과 고충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천수는 "현대 축구에서 가장 점유율이 많고 공을 가장 많이 잡는 위치가 어딘가를 봐야 된다"며 "골키퍼가 빌드업을 할 때 우선 센터백에게 주고 센터백은 바로 사이드백에게 준다. 사이드백이 거기서부터 풀어나가야 되는데 거기서 못 푸니까 백패스, 횡패스가 이뤄지고 전진패스가 안 나와서 축구의 흐름이 끊기는 상황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볼을 많이 잡는 포지션(사이드백)부터 축구가 시작인데 거기서 못 풀기 때문에 '한국 축구가 전술이 없다', '맨날 똑같다'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2002 월드컵을 예로 들며 송종국, 이영표같은 사이드백이 버텨줬기 때문에 최고의 성적이 나올 수 있었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이천수는 "사이드백이 공격적인 상황을 많이 만들면 숫자가 우위가 된다. (사이드백을 막는) 상대 공격수들은 수비력이 없다. 사이드백의 공격력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공수가 다 되고 숫자가 하나 늘어나고 전술의 폭이 넓어진다"며 "그런데 그걸 못 해주니까 내가 클린스만호에 '사이드백이 너무 안 나간다.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크로스도 안 나오고 1대1 장면도 안 나오기 때문에 '뭔가 변화가 없다'라고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드백이 욕받이 포지션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이천수는 "공을 가장 많이 잡기 때문에 실수가 가장 많이 나와서 그렇다"며 "요즘은 아시아 선수들도 신체 조건이 너무 좋아져서 1대1로 붙으면 공격이 무조건 유리하다. (상대 공격) 그 선수에게 1대1 몇 번 뚤리면 벌써 욕받이가 된다"고 말했다. 또 "(사이드백은) 공을 많이 잡는 자리여서 벌써 경기 나가기 전에 긴장을 많이 하고 나간다. 그 다음 첫 경기에 욕을 한 번 먹으면 심리적으로 다시 살아나기 쉽지 않다"며 사이드백의 고충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아시안컵 대회에서 약점으로 꼽히고 있는 풀백 자리에서 그나마 활발한 몸놀림을 보여준 선수는 김진수였다. 말레이시아전에서 후반전 교체 투입됐던 김진수는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호흡을 맞추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김진수의 투입 후 한국의 답답했던 공격이 그나마 실마리를 찾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8회 연속 8강 진출 기록이 걸린 운명의 사우디전에서 김진수는 선발로 출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사우디전이 열리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 가나와의 경기서 김진수가 조규성의 헤더 골을 어시스트했던 좋은 기억이 있는 장소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의 왼쪽 풀백 자리에서 김진수가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뉴스1, 뉴시스, 이천수 유튜브 채널 '리춘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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