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몸집 키우던 신동빈 마음 바꿨다..."잘 안 되는 사업 더 판다"

이소라 2024. 1. 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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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대 신성장 영역으로 사업 교체를 추진하고 부진한 사업 부문은 팔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회장은 그룹 성장의 배경으로 "1990년 당시에는 호남석유화학(롯데케미칼의 전신)이 작았지만 1991년 상장하고 투자하며 기초 자금을 만든 뒤 에틸렌 센터(정제소)를 지어 사업 규모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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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뷰
"주식 상장·M&A로 성장했지만
부진 사업 매각·신성장 사업 키울 것"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대 신성장 영역으로 사업 교체를 추진하고 부진한 사업 부문은 팔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주식 상장과 공격적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의 몸집을 키웠지만 이제는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정리해 경영 효율화를 이루겠다는 뜻이다.


"방침 바꿨다…매각 진행 중" 일부 신사업 투자 확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 전경. 롯데물산 제공

신 회장은 30일 보도된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바이오테크놀로지, 메타버스, 수소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등 성장이 기대되는 신성장 영역으로 사업 교체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회장은 그룹 성장의 배경으로 "1990년 당시에는 호남석유화학(롯데케미칼의 전신)이 작았지만 1991년 상장하고 투자하며 기초 자금을 만든 뒤 에틸렌 센터(정제소)를 지어 사업 규모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편의점과 주류 사업 등 크고 작은 사업을 60개 이상 인수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호남석유화학이 상장한 뒤 롯데의 주요 계열사로 자리 잡고 유통 채널에서는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편의점 바이더웨이, 두산주류(현 롯데주류) 등을 인수하며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 그룹 성장에 큰 몫을 차지한 것이다.

그러나 신 회장은 "이제 방침을 바꿔 매각도 일부 진행하고 있다"며 "몇 년을 해도 잘되지 않는 사업을 다른 기업이 운영하는 것이 직원들에게도 좋을 것이라 판단해 앞으로 몇 가지 사업을 더 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리아를 현지 외식 1위 업체 젠쇼홀딩스에 매각했다. 3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했지만 점유율을 키우지 못한 채 고전해 온 것이 배경으로 꼽혔다. 2021년에는 롯데GRS의 패밀리 레스토랑 TGIF를 매드포갈릭을 운영하는 엠에프지코리아에 넘겼다. 앞서 베트남 제과기업 비비카 지분 롯데알미늄의 보일러 사업 롯데카드 등도 정리했다.

반대로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정보통신 등 신성장 영역에는 투자를 확대 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미국 BMS의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정보통신은 2021년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칼리버스를 인수하고 초실감형 메타버스 서비스를 개발했다.

신 회장은 이날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중국에 백화점, 슈퍼마켓, 음료, 제과 등 공장이 있었지만 한국 정부 요청으로 주한 미군에 용지를 제공했다가 중국의 반발로 철수했다"며 "해외 사업은 아시아의 신흥국 중심으로 펼쳐왔지만 앞으로는 지정학적 문제를 포함해 검토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몸집 불리기에만 집중하지 않고 고객의 마음을 읽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신 회장은 "과거 매출액으로 '아시아 톱 10'을 목표로 내걸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 이익이나 고객 만족도를 포함해 생각해야 한다"며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정신적인 것도 포함해 행복을 추구하면서 롯데그룹을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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