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조립형 담수지’로 서울 산불 대응…산림헬기 1분 만에 현장 도착

윤연정 기자 2024. 1. 3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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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두두"하는 소리를 내며 강풍을 일으킨 산림청 중형 헬기(KA-32)는 물 4만ℓ가 담긴 오렌지색 '물수조'에 굵은 호스(스노클)를 내렸다.

이날 산림청과 서울시 등 산불 유관기관과 헬기 조종사, 산불특수진화대, 공중진화대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조립형 담수지를 활용해 헬기에 물을 싣고 산에 뿌리는 훈련이 세차례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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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산불계기 정비한 ‘서울형 산불 매뉴얼’ 실전 훈련
한강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시내 산불 대응을 위해 산림청과 서울시가 공중진화훈련을 실시한 30일 낮 산림청 산림헬기가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스포츠타운 축구장에 설치된 이동식저수조(조립형 담수지)에서 담수작업을 마친 뒤 이륙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두두두두”하는 소리를 내며 강풍을 일으킨 산림청 중형 헬기(KA-32)는 물 4만ℓ가 담긴 오렌지색 ‘물수조’에 굵은 호스(스노클)를 내렸다. 헬기가 수조에 담긴 3000ℓ 물을 끌어올리는 데 걸린 시간은 1분 남짓. 곧장 다시 날아오른 헬기는 1분 만에 수락산 귀임봉(283m) 일대로 이동해 물을 흩뿌렸다. 물수조가 없었다면 산불이 나도 헬기가 한강을 왕복하는 데만 10분이 걸릴 일이었다.

30일 낮 12시 산림청 산하 산림항공본부 서울산림항공관리소와 북부지방산림청 서울국유림관리소 주관으로 서울 수락산 스포츠타운 축구장에서 서울 시내 산불 진화에 대비하는 합동훈련이 실시됐다. 이날 훈련에 도입된 이동식 저수조(조립형 담수지) 활용 방식의 진화는 지난해 4월 발생한 인왕산 산불을 계기로 ‘한강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 시내 산불은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한 개선책으로 마련됐다.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될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을 앞둔 대비 차원의 훈련이었다.

이날 산림청과 서울시 등 산불 유관기관과 헬기 조종사, 산불특수진화대, 공중진화대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조립형 담수지를 활용해 헬기에 물을 싣고 산에 뿌리는 훈련이 세차례 반복됐다. 고기연 산림청 산림항공본부장은 “지난해 서울 인왕산에서 산불이 났는데, 언론에서 한강까지의 담수 거리가 길다는 문제를 지적했다”며 “조립형 담수지를 설치해 (이동 거리가 짧아지면) 헬기 한대로 10대의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조립형 담수지는 산불 현장 부근에 임시로 설치해 헬기에 물을 공급하는 수조다. 조립형 담수지는 적절한 설치장소만 있으면 산불 현장에서 가까운 곳에서 진화 용수를 공급할 수 있다. 지난해 8월말 서울 내에선 조립형 담수지를 설치할 수 있는 장소로 성균관대·고려대·덕성여대·연세대·수락산 스포츠타운 등 5곳이 선정됐다. 지정된 곳은 모두 관할 산에서 5~6㎞ 안팎 거리에 있다.

이날 지상 훈련도 함께 진행됐다. 현장에서 지상 진화 작업을 하는 대원들이 조립형 담수지에 고압펌프를 연결해 분당 30ℓ 수압으로 산불을 진화하는 시현을 했다. 조립형 담수지를 활용하면 헬기가 뜨기 어려운 야간 진화 작업 때에도 물을 계속 공급 받아 지상 진화에도 활용할 수 있다. 조립형 담수지는 2022년 울진·삼척 산불 당시 처음 활용됐다. 울진 산불에 투입됐던 김재영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공중진화대원은 “조립형 담수지를 활용하면, 위 아래에서 모두 진화가 가능해 보다 빠르게 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산림청과 전국 지자체에서는 조립형 담수지 77개를 보유·운영 중이다. 고기연 본부장은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산불이 대형화, 연중화, 전국화되고 있다”며 “조립형 담수지 등 산불 진화 임무를 지원하는 장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산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시내 산불 대응을 위해 산림청과 서울시가 공중진화훈련을 실시한 30일 낮 산림청 산림헬기가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스포츠타운 축구장에 설치된 이동식저수조(조립형 담수지)에서 담수작업을 마친 뒤 인근 화재현장에서 살수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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