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대 88살 노인 경찰 소환…“아침 6시30분 텅빈 도로인데 교통방해죄?”

김규현 기자 2024. 1. 3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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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집회에 참여한 80대 고령자를 교통방해 혐의로 소환 조사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북 성주경찰서는 30일 오후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주민 도금연(88)씨를 일반교통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도씨가 2023년 5월9일부터 7월20일까지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참여하면서 경찰의 해산 명령을 거부하고 교통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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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고발하자 성주군 소성리 주민 5명 조사
“경찰 오기 전 자진 해산…공권력으로 겁박하나”
30일 아침 6시30분께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사드 배치 반대 평화행동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드철회 소성리종합상황실 제공

경찰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집회에 참여한 80대 고령자를 교통방해 혐의로 소환 조사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북 성주경찰서는 30일 오후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주민 도금연(88)씨를 일반교통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도씨가 2023년 5월9일부터 7월20일까지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참여하면서 경찰의 해산 명령을 거부하고 교통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사람은 도씨를 포함해 성주 주민 등 모두 5명이다. 이번 조사는 한 보수단체가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참여한 이들을 무더기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사드 반대 단체들은 경찰의 이번 조사가 무리한 수사라고 반발했다. ‘사드철회 소성리종합상황실’은 이날 성주경찰서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어 “소성리 평화행동이 시작하는 아침 6시30분에는 통행하는 차량이 없을뿐더러, 사드 기지로 올라가는 차량 외에는 경찰 부식 차량까지 통행할 수 있게 갓길을 열어둔다. 더구나 연세 많은 소성리 어르신들은 경찰이 강제 해산을 시도하기 전에 집회 장소에서 자진해서 걸어 나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7년 동안 소성리 주민들과 부대끼면서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경찰이 굳이 연로하신 노인을 피의자로 경찰서에 불러 앉혀놓고 조사를 하려고 한다. 공권력으로 소성리 주민들을 겁박해 항의 행동을 못 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절차에 따른 조처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고발 건이 접수되어 소환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미리 변호인과 소환 일정 등도 모두 조율했다”고 말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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