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몸집 1.2조 불렸지만 아픈 '수익성 악화'

김미리내 2024. 1. 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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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
작년 영업이익 6625억원…전년비比 13%↓
7~8%대 지키던 영업이익률도 5%대 하락
고금리·원자잿값 상승에…주택 이익률 낮아져
"올해는 토목·플랜트부문, 해외 수주 집중"

대우건설의 영업이익 증가세가 꺾였다. 2020년 이후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매년 영업이익 최고치를 갈아치웠으나 고금리 장기화와 건설 경기 악화 등의 여파는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가 크게 늘면서 작년 몸집을 1조2000억원 넘게 키웠음에도 영업이익은 10% 넘게 감소했다. 수년간 7~8% 넘게 기록했던 영업이익률도 5% 대로 떨어졌다. 

대우건설은 최근 푸르지오 브랜드의 주택부문 수주 비중이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할 정도로 높아 주택경기 악화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는 주택부문 신규 수주 비중을 60% 아래로 낮추고 토목, 플랜트를 비롯한 해외 개발사업으로 수주 보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매출 1조 넘게 늘었지만 영업익 1000억 감소

대우건설 연간실적/그래픽=비즈워치

대우건설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 11조6478억원, 영업이익 6625억원, 순이익 5215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건설업 불황 속에서도 전년 대비 매출이 1조2286억원, 11.8% 늘었다. 이는 당초 목표매출액인 10조9000억원을 6.9% 초과 달성한 금액이다. 

그러나 2019년 이후 매년 최고치를 경신했던 영업이익은 작년(7600억원)과 비교해 1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8% 감소하면서 2021년 8.5%, 2022년 7.29%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도 5%대로 곤두박질쳤다. 

사업 비중이 높은 주택부문의 국내 경기 악화와 고금리 장기화, 원가율 상승 부담 등이 발목을 잡았다.

사업부문별 매출액은 △주택건축 7조2051억원 △토목 2조4151억원 △플랜트 1조6202억원 △연결종속기업(베트남 하노이 THT 개발사업 등 포함) 4074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연결 종속기업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매출이 고르게 성장했다. 특히 주택건축부문은 2022년 6조3590억원에서 8461억원 늘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주택부문 매출액 비중은 2022년 61.0%에서 작년 61.9%로 0.9%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원자잿값, 인건비 등 원가 상승이 높았던 주택부문 확대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제외한 매출총이익률 하락 폭이 주택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22년 10.0%였던 주택부문 매출총이익률은 2023년 7.7%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판관비도 11.2% 증가한 5492억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 연간실적/그래픽=비즈워치

분기별 실적도 4분기 주택 준공 손실과 원가상승 등이 대거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크게 줄었다. 작년 4분기 매출액은 2조7782억원으로 전분기(2조9901억원)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 1902억원에서 4분기 779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매 분기 6%대를 유지했던 분기 영업이익률도 4분기엔 2.8%까지 낮아졌다. 연간 영업이익률을 5.68%로 끌어내린 주요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4분기 들어 주택부문 준공 시점이 일부 몰리면서 원가 반영이 컸고 준공 손실도 일부 반영돼 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면서 "2022년 4분기에는 베트남 이익이 잡히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어 감소폭이 더 크게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간 신규 수주는 13조209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목표치인 12조3000억원을 7.4% 초과 달성했다.

부산 범일동 자체사업(1조6000억원), 서울신정4구역 재건축 등 국내 자체사업과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비롯해 리비아 패스트트랙 프로젝트(1조원),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프로젝트(6700억원) 등 해외 대규모 수주 덕을 봤다. 

올해는 토목·플랜트·해외사업에 집중

대우건설 부문별 신규수주 및 목표/그래픽=비즈워치

대우건설은 올해 매출과 수주 목표를 모두 보수적으로 잡았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7% 줄어든 10조4000억원, 신규 수주액도 10% 이상 낮춘 11조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중 주택건축 신규 수주액은 6조8885억원(59.9%) 규모로 60% 아래로 목표를 낮췄다. 

토목은 20%(2조3000억원), 플랜트는 19.3%(2조2195억원)로 전년 대비 비중을 높게 잡았다. 원가 부담이 적은 토목, 플랜트 비중을 높이고 해외 수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잡으면서 원가가 낮은 토목, 플랜트 부문과 해외 수주에 집중해 수주를 늘릴 계획"이라며 "주택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지만 1만9584가구 공급계획 등 양질의 사업으로 지속적으로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 재건사업, 이라크 알포항 프로젝트 등 해외 거점국가뿐 아니라 신규 국가로의 진출도 적극적으로 나서 해외 수주를 늘릴 계획이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은 앞서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경기침체 등 외부요인에 따라 수익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부문별 강점이 있는 사업에 집중해 포트폴리오를 강화는 등 주력사업에 회사 전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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