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추모비' 철거 시작…한일 정부 '모르쇠 공조'

김혜미 기자 2024. 1. 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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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마현의 한 공원에 공사로 인한 '일시 폐쇄'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둘러친 가림막 안에는 조선인 추도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04년 시민단체가 일제 강점기에 강제징용된 6000여명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세웠습니다.

하지만 군마현이 설치 허가를 다시 내어주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현지시간 28일 철거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과거 추도 모임에 참여한 일부가 강제연행을 언급하는 등 정치적 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는 게 이유입니다.

철거를 앞둔 지난 주말엔 추도비 철거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극우 세력들이 모여들어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급작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폭거"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일로 일본 내 다른 추모 시설에도 극우 세력의 입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지자체가 결정할 일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일본 관방장관]
설치자가 설치 조건을 반복적으로 어겼다는 이유로 허가가 취소됐다고 들었습니다.

한일 공조를 강조하며 "계속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다"던 우리 정부는 철거가 시작된 이후에도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임수석/외교부 대변인]
이 사안이 양국 우호 관계를 저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일 관계를 앞세우며 우리 정부마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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