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성추행” 주장하다 진술 바꾼 초등생…재판부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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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성추행 당한 초등학생 딸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했으나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최초 진술에 입각해 친부인 40대 남성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자신의 진술로 인해 피고인(친부 A씨)에게 중형이 선고되고 가족들이 불행을 겪게 될까봐 상당한 부담과 중압감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인은 잘못을 인정하긴 커녕 피해자의 진술 번복을 근거로 법을 현혹하려고 한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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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본인 진술로 가족 불행해질까 부담가진 듯”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아빠에게 성추행 당한 초등학생 딸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했으나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최초 진술에 입각해 친부인 40대 남성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다만 중형 선고로 인한 가정 파탄 등 우려를 고려해 선고 형량은 징역형의 집행유예에 그쳤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제1형사부(전경호 부장판사)는 전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 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남성 A(42)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9월 만취 상태로 귀가해 당시 잠든 상태였던 초등학생 딸 B양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이튿날 딸 B양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듬해인 2023년, B양이 학교 설문조사를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A씨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B양은 교사와의 상담은 물론 수사기관 측에도 일관되게 피해 사실을 진술했다. 다만 친부 A씨에 대한 처벌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그러나 성범죄는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는만큼, A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당했다.
재판이 시작되자 일관됐던 B양의 피해 진술이 급선회했다. B양은 재판 과정에서 "매일 술 마시고 늦게 귀가하는 아빠가 싫어서 허위진술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자신이 친부를 무고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사건의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B양의 진술이 번복된 셈이다.
그럼에도 검찰은 친부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하며 "형사 미성년자인 피해자가 무고나 위증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수사기관에서의 일관된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B양의 최초 피해 진술에 입각, A씨에게 유죄를 판결해달라는 취지다.
반면 A씨는 재판부에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제출하거나 범행 당시 만취해 전혀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며 "가족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가 신뢰한 건 피해자 B양의 최초 진술이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자신의 진술로 인해 피고인(친부 A씨)에게 중형이 선고되고 가족들이 불행을 겪게 될까봐 상당한 부담과 중압감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인은 잘못을 인정하긴 커녕 피해자의 진술 번복을 근거로 법을 현혹하려고 한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양형과 관련해 "실형을 선고하거나 법정 구속도 적극 고려함이 마땅하다"면서도 "피고인을 장기간 구속할 경우, 가족관계가 파탄에 이를 수 있고, 가족들의 생계나 피해자의 건강한 성장에 또 다른 악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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