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뽀미 언니, 매출 1조 홈쇼핑 여왕 등극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2024. 1. 3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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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은 '장사'를 하지 말고 '상품에 대한 충분한 전달자'가 되자는 거예요. 방송하기 전에 주문을 외우고 시작합니다. 고객 어려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이죠."

지난 29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데뷔 47년 차 방송인 왕영은 씨(65·사진)는 단일 프로그램 기준 업계에서 최단기간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비결을 이같이 설명했다.

왕씨는 "홈쇼핑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스스로 부끄러워할 일은 하지 않겠다는 자존심으로 업계에서 17년을 버텼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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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뽀뽀' 진행했던 47년 차 방송인 왕영은 씨
팬카페 가입자 16만명 활용
방송 시작 5년 만에 달성
회당 43억 팔며 최단 기록
"상품 정해지면 한 달 써보고
내돈내산할 만한 것만 팔죠"

"원칙은 '장사'를 하지 말고 '상품에 대한 충분한 전달자'가 되자는 거예요. 방송하기 전에 주문을 외우고 시작합니다. 고객 어려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이죠."

지난 29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데뷔 47년 차 방송인 왕영은 씨(65·사진)는 단일 프로그램 기준 업계에서 최단기간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비결을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달 왕씨는 현대홈쇼핑의 TV 생방송 프로그램 '왕영은의 톡투게더'로 누적 매출액(취급액 기준)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2018년 12월 1일 첫 방송 후 5년 만에 이룬 성취로, 업계 최단 기록에 해당한다. 260회 방송을 하면서 올린 회당 평균 매출액은 43억원에 달한다.

상품에 대한 충분한 전달자라는 원칙을 위해 그가 세운 세칙은 '내 돈 주고 살 만한 물건만 팔자'였다. 업계에선 이미 소문난 톡투게더의 '1·1·20' 법칙이 탄생한 배경이다. 왕씨는 분류별로 100개가 넘는 상품 중 최고로 인정할 수 있는 제품 1개를 선정하고 최장 1년 이상 직접 사용한다. 상품을 확정하면 회사는 최소 20억원 넘는 물량을 발주한다. 그는 "내 본령은 쇼호스트가 아니고 방송인이기에 '노(No)'라고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다 보니 화요일마다 왕씨를 포함해 PD, 상품기획자(MD) 등이 모여 진행하는 상품전략회의에서는 치열한 설전이 끊이지 않는다. 판매할 상품을 결정한 후 대본 한 줄, 스튜디오에 세울 안내판, 자막 문구와 위치, 상품 가격과 구성, 추가 할인 혜택 등을 놓고 끊임없는 논쟁이 오간다. 왕씨는 "보통 1~2개월에 걸쳐 준비하는 2시간짜리 생방송에 우리는 최소 4개월에서 최장 1년까지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왕씨의 원칙은 강한 팬덤으로 돌아왔다. 그를 따르는 고객 커뮤니티인 '왕톡 카페' 가입자는 16만명에 육박한다. 그가 방송 중 시청자와 소통하는 채널인 '방송톡'의 메시지 건수는 매회 7000개를 훌쩍 넘는다. 다른 방송 평균치(약 1000개) 대비 약 7배다. 시청자의 90%를 차지하는 40~60대 여성은 왕씨의 열렬한 지지자다. 지난해 구매자의 재구매율은 무려 70%로 전년보다 7%포인트 늘었다.

1981년 MBC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의 1대 뽀미 언니로 얼굴을 알린 왕씨는 홈쇼핑 '파워 셀럽' 시대를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1994년 은퇴를 선언한 그는 육아에 전념하며 10년간 경력 단절 상태로 지내다 2007년 홈쇼핑과 우연히 만나게 됐다. 왕씨는 "홈쇼핑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스스로 부끄러워할 일은 하지 않겠다는 자존심으로 업계에서 17년을 버텼다"고 회고했다. 그는 장수 비결로 불필요한 욕심을 부리지 않은 점을 꼽았다. 왕씨는 "저는 일주일에 딱 하루만 방송을 한다"며 "고객을 겸허하게 만나는 방송인으로서, 토요일 아침에만 볼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진행자로서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해 온 게 장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왕씨는 쇼핑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경쟁이 격화할 때도 본질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 돈을 주고 살 만한 물건'을 까다롭게 엄선하는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내가 돈을 주고 살 만한 물건인지'를 꼼꼼히 검증한 상품으로 고객에게 다가간다면 왕톡에 가입한 16만명의 회원처럼 믿고 사주는 고객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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