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 펀드 비리 의혹' 장하원 첫 재판…"혐의부인"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진=뉴시스

펀드 자금을 불법 운용한 의혹을 받는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65)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명재권)는 30일 오후 4시쯤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 대표와 전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투자본부장 A씨(44), 전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이사 B씨(38),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변호사 C씨(60) 등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장 대표 측 변호인은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투자 제안서에 기재하지 않은 혐의와 관련해 "부실 사항을 고의로 누락하거나 허위로 기재한 사실이 없다"며 "일부 판매기간 중 부실률을 기재하지 않은 사실은 있으나 운용보고서에는 부실률 알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제공한 바 있다"고 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시행사업에 펀드자금을 투자한 대가로 시행자 주식을 취득한 혐의에 대해서는 "투자회사 임직원으로서 통제 목적으로 지분을 취득했을 뿐"이라며 "지분 투자 기회에 대한 대가 관계가 아니고 부정한 이익을 수령할 의사도 없었다"고 말했다.

장 대표 등은 2018년 8월부터 2019년 4월까지 펀드가 부실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관련 정보를 허위 기재한 투자제안서를 통해 1090억원에 달하는 펀드 투자금을 모집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운용한 펀드는 2020년 4월 환매가 중단됐으며 피해 규모는 55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금융위원회에 금융투자업을 등록하지 않고 자본 잠식된 회사를 이용함으로써 자본시장법상 책임을 지지 않고 무등록 자산운용업을 영위하며 약 22억원 상당 수익을 취득한 혐의도 받는다.

장 대표 등은 SH의 임대주택 사업에 부동산 임대펀드 자금 109억원을 빌려주는 대가로 시행사 주식을 취득해 개인 자산 증식의 밑천으로 삼기도 했다. 변호사 C씨는 이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장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전 주중대사의 동생이다. 앞서 검찰은 장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지만 법원은 "방어권 행사 필요성이 있다"며 모두 기각했다.

장 대표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3월22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