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불로 지지고 화장실에 감금…도박에 빠져 '강제 대출' 종용한 조폭

2명 각각 징역 7년, 징역 3년6개월 선고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면식도 없는 남성을 화장실에 감금하고 폭행해 강제로 대출을 받게 한 30대 폭력조직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강도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의 범행을 도운 동네 후배 B씨(20대)도 강도상해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1월 B씨와 공모해 B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C씨(20대)의 얼굴을 주먹으로 마구 때리고 담뱃불로 지지는 등 협박해 휴대전화 앱으로 4500만원을 대출받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면식도 없는 C씨를 본인의 집으로 불러 "네 이름으로 대출받아서 내게 빌려주면 돈을 불려 주겠다. 사람 칼로 찌르는 거 아무 일도 아니다"라며 대출을 강요했다.

C씨가 이를 거부하자 A씨는 B씨를 시켜 뜨거운 물을 끓이게 하고, 피우던 담배를 C씨의 얼굴에 문질렀다.

이어 B씨가 부엌에서 가져온 흉기를 들고 C씨를 화장실로 데리고 가 문을 잠그고 해칠 것처럼 겁을 줬다.

겁에 질린 C씨에게 휴대전화를 뺏은 A씨는 C씨의 명의로 4500만원의 대출을 신청했다.

C씨는 A씨에게 대출금이 들어오는 대로 송금하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탈출할 수 있었다.

인터넷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한 A씨는 돈을 빌릴 사람을 물색하던 중 A씨에게 5200만원을 빌려 준 뒤 돌려받지 못한 B씨를 꼬드겨 C씨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범행 며칠 뒤에 금목걸이, 낚시용품 등을 담보로 전당포에서 1670만원을 빌린 뒤 돈을 갚을 것처럼 속이고 맡긴 물건을 강탈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수의 피해자에게 사업 투자 등을 명목으로 돈을 빌려 도박으로 날린 뒤 돈을 갚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동종 상해, 폭행, 사기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여러 차례 있음에도 또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피해자 C씨가 입은 상해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그리 중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 C씨가 대출을 취소함으로써 강도상해는 미수에 그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B씨의 가담 정도가 단순히 형법상 방조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B씨에게도 실형을 선고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