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여성 다방업주 연쇄 살해범 이영복 구속 기소...“강간 살인 혐의 추가 적용”

경기 고양시, 양주시에서 야간에 혼자 일하던 여성 다방 업주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영복(57). /경기북부경찰청

경기 고양시와 양주시에서 혼자 일하고 있던 여성 다방 업주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영복(57)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그에게 강간 살인 혐의도 추가로 적용했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부장 김재남)는 이영복을 강도살인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 등 살인)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영복은 지난해 12월 30일 고양시 일산 서구 한 다방에서 다방 업주 A(64)씨를 무차별 폭행한 뒤 살해한 후, A씨가 가지고 있던 현금 33만5000원을 들고 도망간 혐의를 받는다. 이어 이영복은 지난 5일 B(66)씨가 운영하는 양주시 한 다방에서 B씨를 여러 차례 폭행 한 후 성폭행을 하려다가 미수에 그치자, 목을 졸라 살해하고 B씨의 현금 39만6000원을 가져간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영복이 지난해 11월 12일 교도소에서 출소한 이후 일용직으로 일하다 수중에 돈이 떨어지자, 금품을 노리고 여성이 운영하는 다방에 손님으로 들어가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영복은 피해자와 둘만 남게 된 상황에서 기회를 엿보다가 무차별 폭행한 후 살해하고, 다방 안을 돌아다니면서 피해자의 주머니, 금고 등을 뒤져 현금을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영복은 범행 후 가게 문을 직접 잠근 후 열쇠를 버리고, 입고 있던 옷에 혈흔이 묻자, 자신이 미리 준비해 왔던 옷으로 갈아입은 후 도주했다. 그는 휴대전화도 버리고, 현금만 사용하는 등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고양시와 양주시 다방에서 60대 여성 업주 2명을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영복이 지난 6일 새벽 경기 고양시 일산서부경찰서로 압송되는 모습. /뉴스1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첫 범행 이후 도주하면서 지난 2, 4일 각각 파주에 있는 식당과 술집 등에서 금품을 훔쳐 도피자금을 마련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수사 당국은 이같은 절도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그는 경기북부와 서울 등에서 도주행각을 이어오다 지난 5일 강릉에서 체포됐으며, 7일 구속됐다.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 감정 결과 등을 통해 이영복이 B씨를 강간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B씨의 신체와 옷가지에서 이영복과 동일한 유전자가 각각 검출된 것이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이영복에게 강도살인 이외에 성폭력 처벌법 위반(강간 등 살인)죄를 추가 적용했다. 이영복은 이 같은 혐의에 대해선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이영복은 경찰 조사 당시,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다가 입장을 바꿔 “돈을 훔치려고 가게에 들어간 것은 맞다”며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교도소 생활을 오래 하면서 스스로 약하다고 느껴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술만 먹으면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 유족에게 장례비와 생계비, 심리치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피고인에게는 죄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영복은 절도 등 전과 5범 이상으로 지난해 11월 교도소에서 출소해 약 2개월 만에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10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영복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