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전기차에 올인했는데...수요 둔화에 “하이브리드 생산” 압박
전기차 전환 주력해온 바라 CEO 고심
美 하이브리드 판매 지난해 50% 이상 급증
현대차 등 지난해 ‘26조 사상 최대 영업익’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전기차에 주력해왔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EV) 수요 부진 탓에 하이브리드 차종을 생산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28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GM 자문위원회에 소속된 딜러들은 최근 몇 차례 회의에서 GM의 생산라인에 하이브리드를 추가할 것을 촉구했다. GM이 EV 생산에 주력할 경우 아직 전기차로 전환할 준비가 안된 고객들을 잃을 위험이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딜러들의 하이브리드 차종 요구는 그간 전기차 전환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온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직면한 압박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WSJ는 분석했다.
2035년까지 완전한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내건 GM은 하이브리드차를 불필요한 중간 단계로 여기고 전기차 개발에만 주력해왔다. 그러나 최근 하이브리드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는 전기차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미 자동차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한편 전기차는 46% 늘어나는 데 그쳤다.
GM 경영진은 딜러들의 의견을 인정했지만, 하이브리드를 생산라인에 추가하는 것에 대해선 어떠한 공식 입장도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GM의 경우 2000년대 중반에 GMC 유콘과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같은 대형 SUV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출시했지만 단계적으로 폐지 수순을 밟았다. 2010년엔 쉐보레 볼트를 출시하면서 자동차 업계 사상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선보기도 했다. 그러나 내부 판매 목표에 미치지 못해 지난 2019년 생산을 중단했다.
GM 경영진이 오는 2035년까지 완전한 EV 차량 전환이라는 장기적인 목표에서 하이브리드가 방해가 될 것으로 관측한 결과라고 WSJ는 전했다. 경쟁업체들과 달리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을 EV 전환에서 불필요한 중단 단계로 보고, 완전한 EV 전환을 추진한 것이다.
바라 CEO는 2019년 바클레이즈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고객들은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차에 관심이 없다”며 “우리는 가능한 빨리 EV로 전환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던 EV는 올해 들어 수요 저하와 경쟁 과열에 부딪혀 암울한 전망이 잇달아 나왔다.
반면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다. 리서치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지난 2022년 소폭 감소한 뒤 지난해 들어 50% 이상 급증했다.
현대자동차·기아처럼 하이브리드 시장에 강점을 두는 업체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25일 현대자동차·기아는 지난해 양사 합산 26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나란히 국내 상장사 실적 1·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차 판매실적은 북미와 유럽에서 무려 14.2%, 11.6%나 증가했고 북미는 200만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자동차 업계 임원들은 높은 가격과 부족한 충전소로 어려움이 있는 EV와는 달리 하이브리드차를 내연기관차(ICE)와 EV 사이의 주요한 선택지로 보고 있다. 존 라울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1월 바클레이즈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EV 도입이 느려지면 하이브리드차가 자동차 산업의 더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M은 물론 기아, 지프 등 다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솔트레이크시티 지역 자동차 딜러 크리스 헤머마이어는 기아 스포티지 소형 SUV와 스텔란티스의 지프 랭글러, 그랜드 체로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등 GM 매장이 아닌 곳들에서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면서 “하이브리드는 현재 뜨거운 감자”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GM이 EV를 생산하는데 주력함에 따라 고객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도입 지원 정책 역시 소비자들의 수요를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다 나온다. 지난주 미국의 약 5000개 자동차 매장을 대표하는 자동차 딜러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기차 전환 정책을 서두르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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