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으로 소송에서 진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 이기철 씨가 지난해 6월 권 변호사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6.19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학폭 소송 노쇼'로 논란을 빚은 권경애 변호사를 상대로 피해 의뢰인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기일이 오늘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습니다.
권 변호사는 학교폭력 민사소송에서 피해 유족을 대리하고도 항소심 재판에 세 차례 출석하지 않아 2022년 11월 소송에서 졌습니다. 패소 사실을 유족에게 제때 알려주지도 않아 유족은 대법원에 상고도 하지 못하고 패소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JTBC는 유족이 권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 권 변호사가 자신의 입장을 상세히 밝힌 '준비서면'을 입수했습니다.
권 변호사는 서면에서 "세상이 학폭피해 학생의 죽음과 의뢰인의 억울함을 잊지 못하도록,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고들과 이해할 수 없는 실수들이 제게 연이어 겹쳐 일어난 것일까, 마치 남의 일 보듯 그런 생각마저 하기도 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유족이 정신적 충격에 따른 위자료를 요청한 데 대해선 "피고(권경애 변호사) 또한 원고(유족)가 이 사건 사실관계를 언론에 공표해서 받은 정신적 충격이 함께 고려되어 판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권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징계위원회에 제출했던 경위서도 첨부해서 제출했습니다. 권 변호사는 경위서에서 "한동안 의뢰인이 아프시다 하여 연락이 닿지 않거나 종종 문서수발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가 얼마간 지속되기도 했다" 거나 "의뢰인은 항소사건 수임 후 한 차례 도 연락이 없었다"며 의뢰인을 탓하기도 했습니다.
세 차례 재판에 불출석 한 이유에 대해선 "2020년 조국흑서 발간 이후 사건 의뢰와 자문 계약들이 모두 끊겼다"며 "건강 악화와 극단적 경제적 궁핍으로 인간으로서 실존적 벼랑 끝에 내몰려 깊은 수렁에 빠져있던 시기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우선 2022년 9월 22일, 항소심 1회 기일에 불출석 한 이유에 대해선 "기억이 남아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번째 기일인 2022년 10월 13일에는 "택시가 서울고등법원 동문 앞에 도착하기 직전 (심장) 통증이 심해졌고 택시에서 겨우 내렸으나 법정을 향한 계단을 올라가다 그대로 죽을 것만 같았다"며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사무실로 향했다"고 했습니다.
세 번째 기일은 날짜를 착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권 변호사는 "11월 25일 오후 2시인 줄 알았는데 기일이 24일 오후 2시였다"며 "25일 오전 11시 48분 '서울고법 판결 정본이 전자 발송됐다'는 이메일을 보고 기일이 어제 오후 2시였으며 사건이 종료된 것을 인지했다"고 적었습니다.
오늘 재판에 나온 유족 이기철 씨는 "지난해 4월 권 변호사에 대한 기사들이 나오자 '건강을 추스르고 나서 찾아뵙겠다'라고 했는데 아직도 연락해 오질 않는다"라며 "이 재판에도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는데 대리인 측은 '기자들이 많아서 오기 힘들다'고 주장한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