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산업, 130명 해고 통보…노조 "정리해고 철회·생존권 보장하라"

'1조원 기부왕' 고(故) 이종환 삼영화학 명예회장 설립
경남 김해 삼영산업 경영 악화, 자식들마저 상속 포기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 = '1조원 기부왕' 고(故)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경남 김해 삼영산업이 경영악화로 종업원 130명을 해고 통보하자 회사 노동자들이 경영정상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삼영산업노동조합 조합원 등 200여명은 30일 경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통해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노동자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삼영산업이 노동자 퇴직금은 적립해놓지도 않고 회사 재산을 모두 장학재단으로 기부했다"며 "이렇다보니 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처절한 생존권 문제에 닥쳤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적자 상태이면서도 관정이종환교육재단에 기부된 회사 자산은 노동자의 피땀으로 적립한 자산"이라며 "재단에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임을 강력히 결의한다"고 강조했다.

삼영산업은 지난 15일 자로 전 직원 130명에 대해 해고 통보를 했다.

노조에 따르면 삼영산업이 해고당한 직원 130명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은 약 32억원이다.

당초 퇴직금 지급 기한은 해고 통보 후 14일 이내여서 시한은 29일까지였지만 사측은 직원들에게 내달 2일까지 순차적으로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무현 노조 위원장은 "회사가 경영정상화할 때까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설 전에 서울로 상경해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단 앞에서 집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단이 서울 신도림에서 임대 수익을 통해 막대한 현금을 적립해놓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정작 회사 노동자들은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삼영산업은 1972년 9월 이종환 명예 회장이 타일제조업체인 삼영요업을 설립했으나 최근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2002년 설립한 관정이종환교육재단에 계속해서 기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전 회장의 장남이 2014년까지 이 회사 대표를 맡았으나 그만두고 재단업무에만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이 회장이 별세한 후 자녀들조차 회사가 경영 위기에 몰리자 상속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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