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개 공항에 폭탄테러·살인예고 30대…2심서 형량 늘어

원심 파기 징역 2년6개월 선고
“관심 아닌 엄벌 인식 필요”

제주지방법원.

제주와 김해·대구·인천·김포국제공항에 폭탄 테러를 하겠다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30대 남성의 형량이 항소심에서 늘었다.

제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오창훈 부장판사)는 30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30대 A씨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공공의 안전을 저해하는 중대 범죄”라면서 “이같은 범행은 관심이 아닌 엄벌이 뒤따른다는 인식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가볍다”고 밝혔다.

공소사실을 보면 A씨는 지난해 8월6일 오후 9시7분부터 이튿날 0시42분까지 6차례에 걸쳐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제주·김해·대구·인천·김포국제공항 등 5개 공항에 대한 폭탄테러와 살인 예고를 담은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올린 게시글은 ‘내일 2시에 제주공항 폭탄테러 하러 간다. 공항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흉기로 찌르겠다’, ‘김해공항 내일 6시에 폭탄테러 한다’ 등으로 폭탄 테러와 흉기 사용을 예고하는 내용이었다.

A씨는 컴퓨터 관련 전공자로,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모든 게시글을 해외 아이피(IP)를 이용해 올렸다. 범행 후에는 경찰 추적을 피하려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경찰이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었다”“좀 더 많은 관심을 받아야 경찰이 추적을 시작할 것 같아 여러 협박 글을 작성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이 글로 인해 공항에 장갑차까지 출동하는 등 공권력이 대거 투입됐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