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정후의 시간이 온다, 2월1일 미국 출국…25일 시카고 컵스전 시범경기 데뷔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월 첫 날 미국으로 향한다.
이정후의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30일 이정후가 2월1일 오후 LA행 항공편으로 미국에 출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LA에는 미국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운영하는 훈련 시설 ‘보라스 스포츠 트레이닝 인스티튜트(BSTI)’가 있다. 이곳에서 현지 적응에 나선 뒤 2월 중순 샌프란시스코 스프링 트레이닝이 차려진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로 이동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는 2월16일 포수와 투수조가 먼저 소집된 뒤 21일부터 야수조 포함 모든 선수단이 모여 공식 스프링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이정후는 투수·포수조 합류 시기에 넘어와 팀 적응에 나설 것으로 뵌다.
샌프란시스코는 21일부터 4일간 훈련한 뒤 25일 시카고 컵스전을 시작으로 시범경기 일정에 들어간다. 2개 팀으로 나눠 하루 2경기를 하는 스플릿 스쿼드 포함 3월27일까지 총 33번의 시범경기가 예정돼 있다. 김하성과 고우석이 속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는 3월3일, 3월9일 2경기가 잡혀있다.
이어 3월29일 샌디에이고 홈구장 펫코파크에서 시즌 개막전을 시작으로 162경기 대장정에 들어가는 일정이다.
이정후는 지난달 15일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KBO리그 선수 7명 중 역대 최고 대우로 아시아 타자로를 통틀어서도 1년 전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5년 9000만 달러)를 넘어 가장 많은 돈을 받았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신인이지만 일찌감치 샌프란시스코 주전 중견수이자 1번타자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정후에게 거액을 투자한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은 지난달 16일 입단식에서 “이정후가 개막전부터 주전 중견수로 나설 것이다”고 못박으며 “이정후가 성장하는 모습을 오랜 시간 지켜봤다. 우리 팀에 이정후가 완벽하게 맞다고 생각한다. 공격적으로 팀 전체가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더 많은 컨택을 통해 리그에서 유행하는 야구를 하는 게 목표다. 여러 선수 영입을 검토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에 있어 이정후만큼 완벽하게 맞는 맞는 선수도, 타깃도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샌디에이고 사령탑으로 김하성의 성공을 도운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신임 감독도 지난달 22일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 팟캐스트를 토해 “이정후는 확실히 잘 치고, 잘 달린다. 우리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선수다. 여러 라인업을 구상했는데 이정후를 1번타자로 안 쓸 이유가 없다. 이정후가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타순”이라고 기대했다.
이정후도 지난달 19일 귀국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때 처음 메이저리그를 꿈꿨는데 잠시 접어놨다 다시 꾸게 된 것은 베이징 올림픽을 봤을 때다. 1차적인 목표는 이룬 것 같다. 이제 가서 잘하는 거싱 두 번째 목표”라면서 “샌프란시스코 오퍼를 처음에 듣고 다리가 풀렸다. 구단이 내게 투자해주신 만큼 기대에 걸맞은 플레이로 보답해야 한다. 우승을 한 번도 못 해봐서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KBO 최고의 5툴 플레이어로 한 시대를 풍미한 이종범 전 LG 코치의 장남으로 태어난 이정후는 우투좌타 외야수로 서석초-휘문중-휘문고를 거쳐 2017년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었다. 데뷔 첫 해부터 144경기 모두 출장하며 신인 최다 179안타로 신인상을 거머쥔 이정후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폭풍 성장했다.
2018~2022년 5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고, 2021년 타율 1위(.360)에 오르며 1994년 해태 시절 아버지 이종범(.394)에 이어 ‘부자(父子) 타격왕’ 기록도 새로 썼다. 2022년에는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55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출루율 .421 장타율 .575 OPS .996으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 1위로 타격 5관왕과 함께 MVP에 등극했다. 1994년 이종범에 이어 최초의 ‘부자 MVP’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결정했고,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와 계약하며 미리 준비 작어벵 들어갔다. 지난해 7월말 왼쪽 발목 신전지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입어 수술을 받고 재활하면서 빅리그 진출 전 마지막 시즌은 아쉽게 끝났지만 KBO리그 7시즌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383볼넷 304삼진 69도루 출루율 .407 장타율 .491 OPS .898의 화려한 성적을 남겼다. 통산 3000타석 이상 타자 중 KBO리그 역대 타율 1위에 빛난다.
국가대표로도 꾸준히 활약했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WBSC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 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5개 국제대회에서도 주축 타자로 존재감을 보였다.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메이저리거이자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중견수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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