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러브콜’에도 與 잔류한 유승민… ‘외연 확장’ vs ‘무용’ 엇갈린 시선

민영빈 기자 2024. 1. 3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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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4·10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백의종군’ 의지도 표명
유승민 잔류에 갑론을박… “수도권·중도층 표심 공략” vs “큰 역할은 못 할 것”
전문가들 “한동훈과의 호흡·선대위 합류 전제돼야 유승민 역할론 효과 있어”

개혁신당을 이끄는 이준석 대표의 구애에도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잔류를 결정하면서 4·10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권에서는 ‘유승민 역할론’을 두고 엇갈린 목소리가 나온다.

합리적 보수라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의 총선 지원 유세가 중도층 등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거라는 시선과 꼬리표처럼 붙은 ‘배신자 프레임’과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친윤(친윤석열)계를 향한 공개 비판 등의 전력으로 큰 역할을 못 할 것이라는 시선이 맞선다.

유승민 전 의원. 사진은 지난해 1월 11일 오전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주최 '제110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뉴스1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유 전 의원의 당 잔류 결정과 불출마 선언에 따라 그의 총선 역할론이 부상하는 모양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집중한 보수 결집에 부족한 외연 확장에 시너지 효과가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유승민 전 의원은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하다. 윤 대통령과 한때 자웅을 겨룬 대권주자로도 인지도도 높은 편”이라며 “특히 청년층과 중도층, 수도권을 중심으로 표심을 공략할 좋은 인재”라고 말했다.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0.73%포인트 차이로 윤 대통령이 당선됐다. 적은 표 차이였지만 청년·중도층, 수도권 등 외연 확장이 중요하다는 걸 우리 당은 이미 잘 안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당도 안정됐고, 보수 결집도 어느 정도 이뤘다. 이제는 수도권과 외연 확장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유 전 의원이 갖는 합리적 보수 이미지로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다선 의원은 “총선도 결국은 전(全)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중도층과 수도권 표심을 우리 당으로 끌고 오려면 친윤계 색채가 옅거나 없으면서도 검증된 인재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유 전 의원과 윤석열 정부·친윤계 인사들 간 감정의 골이 깊은 것도 알지만 일단 총선은 이겨야 하지 않나. 개인적인 감정은 내려놔야 할 때”라고 했다.

반면 유 전 의원에 굳혀진 ‘배신자 프레임’과 그간의 윤석열 정부 비판론을 보면 총선 역할론이 아무리 제기된다고 하더라도 당 차원에서 유 전 의원에게 총선 관련 역할을 직접적으로 맡기기 어려울 거라는 시각도 나온다. 간신히 잠재운 당정 갈등에 불씨가 될 수 있는 여건 자체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유승민 전 의원에 붙은 꼬리표 때문에라도 당은 전면에 내세우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PK(부산·경남)에서 미움을 산 사람 아닌가. 괜한 불똥이 당에 튀지 않도록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도 “언제 적 유승민인가. 정말 중도층과 수도권 등 외연 확장에 그의 영향이 있었는지도 의문”이라며 “이미 유 전 의원은 ‘올드보이’다. 그가 갖는 ‘합리적 보수’ 이미지도, ‘개혁 중도’ 이미지도 이제는 소비될 만큼 소비됐다. 지금의 국민들이 갈망하는 ‘새로운 얼굴’이라기엔 신선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4·10 총선에서 ‘유승민 역할론’은 여권에 부족한 청년·중도층 외연 확장과 수도권 표심 공략에 긍정적인 요인을 줄 거라고 본다. 다만 한 위원장과의 호흡과 선거대책위원회 합류와 같은 전제 조건이 완성됐을 때라고 입을 모은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승민 전 의원이 이번 총선 판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제안해 준다면 외연 확장 이미지로 중도층과 수도권 표심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점을 한 위원장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유 전 의원과 호흡을 맞춰보겠다고 한다면 수도권에서 제대로 바람 몰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유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백의종군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한동훈 비대위’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다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며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여기에 유 전 의원에게 총선 역할을 준다면 국민들에겐 차별화 전략이 더 돋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신자 프레임’이 모든 지역에 있는 건 아니다. 보수 텃밭인 TK 중심”이라며 “그렇다면 반대로 유 전 의원을 수도권 공략을 위한 자리에 앉힌다면 외연 확장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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