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내달 1일 ML 정복길 오른다, '경쟁 아닌 적응' 위해 출국...21일 캠프 입소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국내 일정을 모두 마치고 메이저리그 정복길에 오른다.
이정후의 국내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30일(이하 한국시각) "이정후 선수가 오는 2월 1일 오후 7시 40분 대한항공편으로 미국 LA로 출국한다. 출국에 앞서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혀다.
이정후는 LA 도착 후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트레이닝 캠프가 마련된 애리조나주 스카츠데일로 이동해 곧바로 적응 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가 훈련하는 운동장은 스카츠데일 스타디움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오는 2월 16일 투수와 포수들이 먼저 캠프 등록을 하고, 이정후를 비롯한 야수들은 21일 입소한다. 전체 훈련은 22일 시작한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포스팅 절차를 밟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에 계약했다. 4시즌을 마치면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도 주어졌다. 파격적인 대우라는 평가가 나왔다.
당초 현지 유력 언론들은 이정후의 계약 규모를 5000만~7000만달러 정도로 예상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게 구단 역사상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야수 가운데 최초로 1억달러 이상의 대우를 해줬다. 아시아 출신 야수가 빅리그 입성시 맺은 계약 중에서도 최초의 1억달러 규모다. 그만큼 기대치가 크고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얘기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말고도 시카고 컵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막판까지 이정후와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후는 올해 700만달러를 시작으로 내년 1600만달러, 2026~2027년 각 2200만달러, 2028~2029년 각 2050만달러의 연봉을 받기로 했다. 사이닝보너스는 500만달러다.
이정후는 12월 16일 샌프란시스코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진 뒤 17일에는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브루클린 네츠전 관전 도중 현지 팬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벌써부터 이정후를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17일 올시즌 프로모션 일정을 발표하며 7월 2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를 '이정후 데이'로 정하고 입장하는 팬 2만명에게 선착순으로 이정후 버블헤드를 나눠주기로 했다. 버블헤드 프로모션은 팀을 대표하는 선수를 앞세워 펼치는 대표적인 마케팅 이벤트다. 아직 데뷔하지도 한국 선수가 마케팅 이벤트의 주인공으로 확정된 것은 이정후가 처음이다.
이정후에 대한 현지 매체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22일 '2024년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선수들 예상 기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정후를 타자 부문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 토론토 블루제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 이어 4번째로 언급했다.
MLB.com은 '이정후는 올해 134경기에 출전해 581타석에 들어가 슬래시라인 0.291/0.354/0.431을 올린다. 또한 11홈런에 54타점, 78득점, 8도루, WAR 3.2, wRC+ 116 을 기록하고, 볼넷과 삼진 비율은 각각 8.2%, 9.1%로 예측된다'면서 '그는 자이언츠가 이번 오프시즌 야심차게 영입한 KBO 출신 25세의 좌타자로 타율 부문서 NL 4위, 전체 9위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월 25일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시범경기에 들어간다. 3월 27일까지 32차례의 공식 시범경기를 소화하는 샌프란시스코는 3월 29일 샌디에이고와의 원정경기로 시즌을 시작하고, 홈 개막전은 4월 6일 샌디에이고전이다.
이정후는 리드오프 및 중견수로 개막전부터 샌프란시스코 라인업의 선봉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스프링트레이닝은 이정후에게 피말리는 경쟁의 무대가 아니고 차분하게 진행할 적응의 시간이라고 보면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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