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에 低 PBR 종목 들썩…문제는 수익성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저평가 됐던 국내 상장사의 주가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인데, 증권가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돼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PBR이 낮은 보험주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전날보다 660원(13.10%) 오른 5700원에, 한화생명은 235원(8.47%) 오른 301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래에셋생명의 PBR은 전날 기준 0.50배, 한화생명의 PBR은 0.31배였다. 이외에 흥국화재(5.64%), 한화손해보험(6.79%), 동양생명(4.75%)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이다. PBR이 1배보다 작으면 기업의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PBR이 낮은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정부가 다음달 내놓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4일 증권업계 간담회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시장은 정부가 일본의 사례를 따라 PBR이 낮은 상장사에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도쿄증권거래소(JPX)는 지난해 1월부터 PBR이 1배 미만인 상장사들에게 기업가치 제고방안을 요구했다. PBR 1배 미만인 상태가 개선되지 않고 지속될 경우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강제성도 부여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기업가치 제고방안이 도입된 이후 일본의 PBR 1배 미만 기업의 비중은 2022년 말 51%에서 2023년 말 44%로 감소했다. 닛케이225의 PBR은 약 30% 상승했다.
한국의 상장 기업들의 주가는 자기자본 대비 저평가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종가 기준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PBR은 0.91배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4.64배), 일본 닛케이평균주가(1.40배)보다 낮은 수치다.
기대감에 저PBR 종목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지만,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프로그램에 강제성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결국 우리나라 기업들의 낮은 PBR이 오르려면 자기자본이익률(ROE)가 올라야 한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들이 앞으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실제 기업들의 행동까지 연결되지 못한다면 큰 의미를 지니기 어렵다”고 밝혔다.
양혜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낮은 ROE로 이는 저성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며 “전반적으로 성장이 정체돼있고 일부 산업은 경기 흐름에 민감하기 때문에 낮은 ROE로 저평가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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