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후례 장안구여성자원봉사회 회장 “지역이 곧 미래…봉사 통해 지킬 것”
“봉사하는 이유요? 지역이 살아야 이웃이 있고, 저도 있는 법이니까요.”
‘지역이 죽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격언이 있다. 지역의 가치와 기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의미다. 그만큼 지역은 우리가 살아가는 소중한 터전이자,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다.
그런 지역이 시들어 가고 있다. 인프라 부족에 따른 인구 소멸, 재난 발생 등 원인도 다양하다. 다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봉사를 통해 지역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이가 있다. 김후례 장안구여성자원봉사회 회장(66)이다. 어느덧 34년째다. 그의 봉사는 지난 1987년 10월 수원특례시 장안구 파장동으로 이사 온 지 2년3개월, 분동으로 율천동이 생겨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율천동은 어수선한 분위기의 연속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주민 간 대화는 점점 단절됐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은 끝없이 벼랑으로 내몰렸다. 좀처럼 분위기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던 순간, 율천동 새마을협의회가 생겨났다. 늘 ‘나의 마을, 나의 이웃을 되살려야 한다’는 바람을 품어 왔던 김 회장에겐 천금 같은 기회였다.
“고민도 사치였어요. 망설임 없이 새마을협의회에 들어가 곧바로 봉사를 시작했죠. 밤을 새가면서 어르신 1천500~2천명을 대상으로 김장 봉사부터 경로잔치 봉사까지 진행했습니다. 몸살을 앓을 정도로 고됐지만, 뿌듯함 하나로 견뎠죠.”
우연이었을까, 필연이었을까. 김 회장의 봉사 정신은 날이 갈수록 투철해졌다. 2000년부터 6년 동안 율천동 새마을부녀회장까지 도맡은 이유다. 이후 2007년엔 장안구여성자원봉사회에, 2013년엔 장안사랑발전회에 각각 들어가 ▲구청 민원인 안내 봉사 ▲청솔복지관 급식 봉사 ▲독거노인 여행 봉사 등을 이어갔다.
특히 최근에는 지역을 넘어 지구촌 곳곳에도 온정의 손길을 뻗고 있다. 결국 지역은 지역으로 통한다는 믿음에서다. 대표적으로 강원도 산불 피해 지원,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회복 성금 전달, 캄보디아 화장실 구축, 몽골 나무심기 등이 있다.
그는 이런 공을 인정받아 수원특례시장상(3회), 경기도지사상(2회) 등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먼 훗날, 누군가에게 귀감이 돼 자연스레 상생·나눔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김 회장. 그의 봉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김 회장은 “한 번은 동네에 무단 투기 쓰레기가 너무 많아 주민들에게 손수 ‘이렇게 쓰레기를 버리시면 안 된다’고 편지를 쓰기도 했다”며 “주변에선 ‘그게 소용이 있겠냐’고 혀를 찼지만, 현재 그곳들은 꽃밭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지역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미래 세대에도 고스란히 지역을 물려줄 수 있게끔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그것만이 지역을 지키는 일이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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