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화 수순 밟는 대학 '무전공 입학', 학과 쏠림 우려는 어떻게

정현수 기자 2024. 1. 30. 16: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학의 무전공 입학이 사실상 의무화 수순을 밟는다.

교육부는 무전공 입학을 대학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해 대학의 선택지를 좁혔다.

이 부총리가 무전공 입학에 강경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대학개혁의 걸림돌 중 하나가 전공의 벽이란 판단 때문이다.

대학들은 무전공 입학을 확대하더라도 방식과 시기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무전공 입학이 사실상 의무화 수순을 밟는다. 교육부는 무전공 입학을 대학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해 대학의 선택지를 좁혔다. 대학 입장에선 정부 지원을 더 받으려면 무전공 등 전공자율선택제를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결심을 굳힌 대학도 상당수다. 하지만 대학 내부에선 '학과 쏠림' 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3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4년제 대학 총장 1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전공이나 자유전공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 74개 대학 중 해당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응답한 대학은 57곳(77%)이다. 무전공이나 자유전공을 운영하고 있는 61개 대학 중에서도 해당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대학도 47곳(77%)으로 집계됐다.

이는 교육부의 정책방향과 궤를 같이 한다. 교육부는 대학혁신지원사업 및 국립대학육성사업의 성과급(인센티브)과 연계해 전공자율선택제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학 내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무전공과 계열·단과대 내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전공을 합쳐 모집인원의 25%까지 확대하면 성과급을 더 주는 구조다.

대학 입장에선 선택지가 없다.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상당수 대학들은 정부 지원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대학혁신지원사업만 하더라도 올해 8852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는데, 이 중 성과급 규모만 50%다. 이를 포기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교육부의 정책방향은 성과급에 기반한 독려지만, 대학 입장에선 의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우려가 사라진 건 아니다. 대교협 설문조사를 보면, 전공자율선택제 도입·확대 적용이 어려운 이유로 '학문편중, 전공 쏠림 현상'(44명·32.6%)이 가장 많이 거론됐다. 이어 '구성원 반발·갈등에 따른 설득 및 협의'(30명·22.2%) '대학 및 계열 특성에 따른 일률적 적용 어려움'(28명·20.7%) 등의 순이었다.

대학들은 대학혁신지원사업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교육부에 이런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목표치(25%)에 미달하는 대학에도 평가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한다. 교육부가 '속도조절'에 나섰지만, 흐름 자체가 바뀐 건 아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 부총리가 무전공 입학에 강경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대학개혁의 걸림돌 중 하나가 전공의 벽이란 판단 때문이다. 이 부총리는 지난해 10월 "대학의 기득권으로 볼 수 있 게 전공과 영역 간의 벽"이라며 "교수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기 때문인데, 벽을 허물어 아이들의 입학을 받고 그 아이들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책방향을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학들은 무전공 입학을 확대하더라도 방식과 시기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학총장 설문조사에서도 무전공 도입·확대에 따른 정책 개선 과제로 '대학 및 계열 특성에 따라 도입', '장기적 관점에서 단계적 도입' 등이 가장 많이 제시됐다.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