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AI 스타트업’ 투자 경쟁… “목표·전략 설정 없는 따라하기식 투자는 위험”

윤진우 기자 2024. 1. 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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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생성형 AI, 클라우드(IDC) 등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경쟁이 고조되자 AI 인프라 확보를 위한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AI 기술력 확보를 위한 스타트업 투자는 향후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필요하지만, 유행 따라 경쟁하듯 투자하는 방향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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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자회사 사피온 넘어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 적극
KT, 그룹 차원서 리벨리온 육성… 1000억 가까이 투입
LG유플러스는 AI 기술 내재화 먼저, 포티투마루에 100억 지분투자
”유행 따라 경쟁하듯 투자하는 방향으로 흐르면 안 돼”
서울 시내 한 휴대폰 판매점에 붙은 이동통신 3사 로고./연합뉴스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생성형 AI, 클라우드(IDC) 등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경쟁이 고조되자 AI 인프라 확보를 위한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통신사별 온도 차이는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사피온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KT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에 300억원 넘는 투자를 집행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에 100억원의 지분투자를 단행하는 것을 제외하면 신중한 모습이다.

3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AI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AI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 투자나 전략적 협업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 AI 반도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테크기업들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했다.

◇ SK텔레콤·KT, 앞다투어 AI 반도체 기업 키워

SK텔레콤은 AI 반도체 자회사인 사피온을 활용해 AI 인프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피온은 SK텔레콤이 SK스퀘어, SK하이닉스와 800억원을 공동 출자해 설립한 AI 반도체 업체다. AI 반도체 시장의 80~90%를 점유 중인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체하기 위해 육성 중이다.

SK텔레콤 사피온을 넘어 다른 AI 기업에 대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글로벌 AI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에 1000억원대 투자를 단행했고, 이루다 서비스로 유명한 AI 스타트업 ‘스캐터랩’에도 150억원을 투자했다. 자체 AI 서비스인 에이닷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다.

KT는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시리즈A에 3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이날 시리즈B에 330억원을 추가로 쏟아부었다. KT는 지난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콴다에도 각각 100억원씩을 투자했다. AI 인프라 확보를 위해 투자를 통한 우군 확보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KT는 AI 소프트웨어 업체 모레에 2021년 40억원을 투자한 이후 지난해 150억원(KT클라우드 포함)을 투자했다. AI 반도체, 클라우드 등 인프라부터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AI 응용 서비스까지 모든 서비스를 직접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 LG유플러스도 뒤늦은 참전… 전문가, 경쟁적 투자는 지향해야

SK텔레콤과 KT에 비해 LG유플러스는 다소 뒤늦게 경쟁에 뛰어든 모습이다. 지난 7일 언어 AI 전문 스타트업 포티투마루에 1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한 걸 제외하면 AI 스타트업 등에 투자한 사례를 찾을 수 없다. 사실상 유일한 외부 AI 인프라 투자라고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AI 인프라 확보를 위한 외부 투자만큼 기술 내재화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무분별한 AI 인프라 투자보다 기술 내재화가 선행돼야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사의 적극적인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AI 기술력 확보를 위한 스타트업 투자는 향후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필요하지만, 유행 따라 경쟁하듯 투자하는 방향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신사들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비통신 사업인 AI에 집중하는 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경쟁력 있다고 본다”라며 “중장기적인 투자 계획에 맞춰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AI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는 필요하지만, 명확한 목표와 전략 설정이 먼저다”라며 “경쟁사가 하니 우리도 한다는 식의 투자 경쟁으로 번져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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