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86 텃밭’ 총대 메는데… 野는 내분에 자객 출마

이슬기 기자 2024. 1. 30. 16: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민의힘에서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퇴진을 앞세운 험지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86그룹은 민주당 최대 세력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90년대 말 발탁한 이후 30년 가까이 원내에 머물며 기득권이 됐다.

'경제통' 원외 인사인 윤희숙 전 의원도 같은 날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3선을 지낸 중·성동갑에 출마를 선언했다.

86 세대도 친명계로부터 용퇴 요구를 받고 있지만, 민주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운동권 정치인은 우상호 의원뿐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퇴진을 앞세운 험지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86그룹은 민주당 최대 세력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90년대 말 발탁한 이후 30년 가까이 원내에 머물며 기득권이 됐다. 이들에 대한 용퇴 요구가 거세지자, 여당에서는 원내·외에서 중량감을 갖춘 후보들이 먼저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정작 민주당 내부에선 불출마 요구에 당사자들이 침묵하고 있다. 여기에 당내에서 비주류 현역들의 자리를 노리는 시도만 늘며 내분 양상도 보이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 현역 중 처음 수도권 출마를 공언한 3선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은 지난 29일 서울 중·성동을에 출사표를 냈다. 하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민의힘의 강서구청장 재보선 참패 이후 종로 출마를 예고했지만, 총선에서 ‘한강 벨트’를 탈환해야 한다는 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곳으로 지역을 바꿨다.

‘경제통’ 원외 인사인 윤희숙 전 의원도 같은 날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3선을 지낸 중·성동갑에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선 운동권 대표 주자이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86 청산’을 강조해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윤희숙, 임종석 중에 누가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 같나”라고 했다.

그 외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영등포을(김민석), 태영호 의원은 구로을(윤건영)에 출마한다. 영등포을은 13대 국회 이후 14, 17~18대를 제외하고 진보정당이 계속 승리한 곳이다. 구로을은 관악·금천과 함께 ‘서울 내 호남’으로 불릴 만큼 야당 텃밭으로 꼽힌다. 17대 국회부터 줄곧 민주당 계열 후보가 당선됐다. 한 위원장이 ‘극단 정치 청산’을 내세워 김경율 비대위원을 직접 소개한 마포을은 민주당 3선 정청래 최고위원 지역이다.

◇'험지·불출마’와 거리 먼 親文·86… 친명은 ‘자객 출마’

이런 와중에 민주당에선 계파 간 ‘험지 떠넘기기’ 촌극이 벌어지는 중이다. 친명(親이재명)계는 임종석·노영민 비서실장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인사들의 불출마 및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발탁해 정권을 넘겨줬다는 이유다.

그러나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의 과거 지역구인 성동, 청주에 출마한다. 험지와는 거리가 먼 곳들이다. 86 세대도 친명계로부터 용퇴 요구를 받고 있지만, 민주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운동권 정치인은 우상호 의원뿐이다.

반대로 비주류에선 친명계 인사들의 ‘자객 출마’를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강병원 의원 지역구(서울 은평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우영 더민주혁신회의 상임대표, 양기대 의원 지역구(경기 광명을)에 출마하는 비례 양이원영 의원, 전해철 의원(경기 안산상록갑)에 도전하는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감사, 초선 윤영찬 의원 지역(성남중원)에 돌연 출마 선언한 비례 이수진 의원 모두 ‘친명’ ‘이재명 지킴이’를 자처한 후보들이다.

이 밖에 ‘비명 찍어내기’로도 당내가 술렁이고 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르면 이번 주부터 ‘평가 하위 20%’ 의원들에게 결과를 개별 통보한다. 비명계가 문제로 삼는 것은 객관적 수치화가 어려운 ‘정성평가’ 항목이다. 평가 기준에는 ‘정강정책에 기초한 의정활동’ ‘당 정체성 및 지향과의 연계성’ ‘직무 태도’ 등이 제시됐다. 명확한 기준으로 점수를 내기는 어려운 만큼 친명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정체성이나 태도를 문제삼아 얼마 안 남은 비명계 몇 명을 찍어낼 거란 말이 돈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