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별세” 날아온 부고장… 한달 560억 털어간 이 수법

문지연 기자 2024. 1. 3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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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장 형식으로 발송된 보이스피싱 문자메시지. /경찰청

“사랑하는 모친께서 별세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

“○○택배 주소 불일치로 물품 보관 중입니다.”

만약 이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면 함부로 눌러서는 안 된다. 누구나 쉽게 속을만한 내용으로 미끼를 던지는 새로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수법이기 때문이다.

3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전월대비 78억원(16.1%)이 늘어난 5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까지 월평균 피해액은 342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8%가량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요즘 들어 피해액이 급증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보다 다양하고 치밀해진 수법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보이스피싱 조직들은 택배 회사나 건강보험공단을 사칭하고 부고장 형식의 문자를 보내,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별다른 의심 없이 첨부된 인터넷주소(URL)를 누르게 유도한다. 그렇게 해당 URL을 클릭하면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이 무차별 설치된다.

택배 안내 형식으로 발송된 보이스피싱 문자메시지. /경찰청

앱 설치 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휴대전화 속 문자·연락처·사진 등 파일이 모두 외부로 빠져나가 조직원들에게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된다. 그다음 피해자의 모든 전화를 가로채고 경찰·검찰·금융감독원 관계자인 것처럼 연락해 피해자를 속인다. 주변인으로부터 고립시키면서 시간을 벌고 고액을 편취하기도 한다.

더욱 악질적인 점은 앱이 설치된 휴대전화를 활용해 다른 미끼 문자를 발송한다는 것이다. 수신자들은 지인이 보낸 문자이기 때문에 의심 없이 확인하게 되고, 악성 앱이 기하급수적으로 퍼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때문에 문자 내에 있는 URL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누르지 말아야 한다.

경찰청은 “피해는 직업·성별·연령대·학력·경력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교수·변호사·경찰공무원까지 피해사례가 나온 바 있고 20~30대 피해자도 상당히 많다”며 “지금처럼 피해가 급증할 때는 국민 개개인의 관심과 예방 능력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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