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미초교에 방치된 불상, 일제잔재인가 문화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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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구 해돋이로 241. 부산시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아미동 비석마을로 향하는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아미초등학교의 주소다.
광복 후 총천사가 헐리고 아미초등학교가 설립될 때 불상만 살아남아 오늘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이 불상은 아미초등학교도, 교육청도, 관할 구청도 관리를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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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참배" 요구-"부수자!" 의견 대립
[부산=뉴시스]백재현 기자 = 부산 서구 해돋이로 241. 부산시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아미동 비석마을로 향하는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아미초등학교의 주소다.
1959년 4월11일 개교해 65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이 학교 뒤편에는 학교보다 더 오래된 불상이 하나 있다.
보존상태가 양호한 관음보살 좌불이 언제부터 이 자리에 있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다만 1907년 일제가 식민지 문화수탈의 일환으로 총천사(總泉寺)를 현 아미초등학교 자리에 지을 때 만든 것이라는 주장이 가장 신빙성이 있다. 광복 후 총천사가 헐리고 아미초등학교가 설립될 때 불상만 살아남아 오늘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사실이라면 불상은 117년이 된 것이다.
이 불상은 아미초등학교도, 교육청도, 관할 구청도 관리를 하지 않는다. 버려져 있다시피 하다.
아미초 행정실 관계자는 “원래부터 있던 것이어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으며 학교 재산도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서부교육지원청 유초등교육지원과 관계자는 “교육청의 재산도 아니다”면서 “오래전에 구청에서 불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했지만 잘 안됐다고 들었다”고 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불상 앞에서 절하게 해달라는 민원이 몇 번 있었지만 일본인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문화재로 등록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학교부지 안이라 활용 방안을 찾기가 어렵다”고 털어 놓았다.
불상 주위에는 철책을 둘러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들의 접근도 막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불상 뒤편 공터에서 불상의 등쪽을 향해 절을 하고 있다. 이들은 불상에 공개 참배할 수 있도록 철책을 열어줄 것을 지금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방치된 불상이 주민들에게 화제가 된 적이 한 번 있었다. 2014년 7월15일 이치노에 쇼코를 비롯한 일군의 일본 승려들이 방문해 ‘총천사를 통한 문화침탈을 반성한다’는 내용의 사죄문을 불상 인근에 내걸었을 때다. 사죄문은 누군가에 의해 훼손돼 2017년 7월 다시 게시됐으나 이마저 찢겼다.
불상을 놓고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참배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숴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인근 노인정에서 만난 주민은 “몇 년 전 일본 관광객들이 불상을 보러 왔길래 주민들이 쫓아 버렸다”면서 “일본이 만든 것을 뭐하러 저렇게 놓아두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표했다.
불상을 중심으로 지표 조사와 발굴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 소장은 “내가 알기로 아미초등학교 숲속에는 일본 유명 조각가의 관음상 그림, 불교의 상징인 연꽃이 그려진 비석도 있다”면서 “일제시대 잔재물을 조사하고 등재해 후세에 산 교육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사죄문을 세운 승려는 2022년 입적했는데 ‘역사의 잘못을 사죄할 때 받아주고 일본은 다시는 전쟁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나에게 남겼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itbri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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