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현수 "어깨가 으쓱 올라가는 순간, 꼴등 추락…더 강해져야"

이상철 기자 2024. 1. 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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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스프링캠프 출국
개인 성적 업그레이드 약속…"타율 0.330 도전"
LG 트윈스 김현수. 2024.1.30/뉴스1 ⓒ News1 이상철 기자

(인천공항=뉴스1) 이상철 기자 =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 출국 분위기는 1년 전과 사뭇 다르다.

작년엔 선수들이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 다부진 각오로 비행기에 올랐는데, 올해는 정상을 수성하기 위해 자만해선 안 된다는 비장함이 선수단을 감싸고 있다.

평소 팀과 후배들을 위해 '착한 잔소리'를 해왔던 베테랑 김현수도 캠프 출국일에도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김현수는 30일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주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어깨가 으쓱 올라가는 순간, 우리는 꼴등으로 내려간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걱정이 더 크다. 모든 것이 올라가는 것보다 지키는 게 어렵다. 우리가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정상을 수성하려면 더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얼마나 더 강해져야 하고 강해질 수 있을지, 스프링캠프 기간 후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려 한다"며 "나 또한 더 강해져야 된다"고 덧붙였다.

LG는 지난해 86승2무56패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고, 직행한 한국시리즈에서 KT 위즈를 4승1패로 꺾어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일궜다.

LG는 왕조를 구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전력을 강화한 나머지 9개 구단의 도전을 이겨내야 한다. 여기에 여러 악재까지 발생했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고 불펜의 핵 함덕주는 수술,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은 이적으로 이탈했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LG 트윈스가 6대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2023.11.1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이에 염경엽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의 목표에 대해 업그레이드를 강조했다. 염 감독은 "선수 개개인이 각자 목표를 세우고 발전해야 한다. 고참부터 (솔선수범하며) 한 단계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수도 염 감독의 당부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다는 만족감보다, 걱정이 더 크다"며 "올라가는 것보다 지키는 게 어렵다. 우리가 더 강해져야 정상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우리가 얼마나 더 강해져야 하고 강해질 수 있을지, 스프링캠프 기간에 후배들과 이야기해 보고 싶다"며 "물론 나 또한 강해져야 한다"고 전했다.

결연한 각오를 다진 김현수는 몸 관리에 신경 쓰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그는 한눈에 봐도 살이 쏙 빠진 모습이었다. 평소 입던 옷들도 커졌다.

김현수는 "체중 조절은 항상 해왔는데 올해 유독 더 살이 빠진 것처럼 보이는 듯하다. 결론은 운동 부족이다. 지난해 허리 부상 탓에 훈련량이 부족해 체중이 감량됐다"며 "예전과 비교해 식이요법까지 바꿨다. 평소 단 음식을 좋아했는데 이제 멀리하고 몸에 좋은 고기와 채소를 많이 먹었다. 또한 시즌 중에는 저녁도 가볍게 먹으려 한다"고 건강한 몸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김현수가 더 강해지기 위해 바꾸려는 건 체중만이 아니다. 아쉬움을 남겼던 개인 성적도 끌어올려야 한다.

'타격 기계'로 불린 김현수는 지난해 133경기에서 타율 0.293에 143안타 6홈런 88타점 53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47을 기록했다. 홈런, 타점, 장타율 등이 이전 시즌보다 확 줄어들었다.

김현수는 "작년에 너무 부진했는데 팀이 우승해서 묻혔다. 아쉬움이 많이 남아 정말 열심히 새 시즌을 준비했다"며 "가장 아쉬운 부분은 장타였다. 공을 더 정확하게 치고 멀리 날릴 수 있도록 캠프에 가서 정말 많은 타격 훈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트윈스 김현수. 2023.9.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그러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염 감독은 김현수에게 2024시즌 목표로 타율 0.330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현수는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한 번 도전해 보겠다"며 "내 앞에 위치하는 동료들은 리그 최강이다. 다들 출루를 잘하고 발도 빠르다. 내가 타율 0.330 이상을 친다면 많은 타점까지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2024시즌부터 수비 시프트가 제한되는 것도 김현수의 기록 향상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김현수는 그동안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로 인해 안타성 타구가 잡혀 아웃되는 경우가 많았다.

김현수는 "안타라고 생각한 타구가 야수에게 잡힐 때 내가 소극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스스로 느꼈다. 이제 수비 시프트 제한으로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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