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바이오, 2년간 매출 379억 올린다더니…실제론 고작 2억

김도윤 기자 2024. 1. 3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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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바이오가 기술이전에 따른 매출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규모 영업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IPO(기업공개) 첫해인 2022년부터 매년 100억원을 훌쩍 넘는 매출을 올리겠다고 공표했지만 실제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올해 기술이전 성과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해외 기업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핵심 파이프라인인 염증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PB-R3'의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동시에 자체 개발한 'SAFA'(anti-Serum Albumin Fab-Associated technology, 지속형 재조합 단백질) 플랫폼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에이프릴바이오는 SAFA 플랫폼과 주요 파이프라인의 경쟁력을 앞세워 2022년 7월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로 상장했다. 특히 IPO에 앞서 2021년 10월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Lundbeck)과 체결한 총 4억4800만달러(약 6조원, 현재 환율 기준)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투자 포인트로 앞세웠다.

차상훈 에이프릴바이오 대표는 2022년 IPO 당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매년 1건 정도의 기술이전을 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룬드벡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A1'을 기술이전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 개발 플랫폼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상장 첫해인 2022년 당장 'APB-R3' 기술이전을 통해 184억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2023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R4'의 기술이전으로 매출액 1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실적은 IPO 때 제시한 숫자와 차이가 크다. APB-R3의 기술이전이 지연되면서 2022년 매출액은 2억원에 그쳤다.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0원이다. 즉 2022~2023년 두 건의 파이프라인 기술이전으로 379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예고했지만 실제 매출 성과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에이프릴바이오의 사례는 비교적 먼 미래의 실적 추정도 아니고, IPO를 추진한 상장 첫해부터 예상 실적과 실제 실적 간 괴리가 크게 나타났단 점에서 기술특례 상장에 대한 공모시장의 불신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바이오는 아니지만 상장 이후 IPO 때 예고한 실적과 실제 실적 간 차이가 커 주식시장에 충격을 안긴 파두 사태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물론 에이프릴바이오는 향후 예상되는 기술이전 거래를 염두에 두고 추정 실적을 제시했단 점에서 파두와 차이가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APB-R3 기술이전을 위해 여러 해외 기업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 성과를 내겠단 목표라고 설명했다. APB-R3는 SAFA 플랫폼에 인간 유래 '인터루킨18' 결합 단백질(IL-18BP)을 접합한 융합 단백질 치료제다. 현재 호주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또 SAFA 플랫폼의 사업화를 위해 연구를 지속하며 향후 특허 출원과 기술이전을 시도할 계획이다. SAFA 플랫폼을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비만치료제로 큰 주목을 받는 'GLP-1'(Glucagon-like peptide 1)이나 항암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ADC'(항체약물접합체) 등에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에이프릴바이오에 대해 "룬드벡에 기술이전한 APB-A1의 임상 1상이 지난해 완료됐는데 아직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충분한 수준의 혈중 반감기 연장 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특별한 안전성 문제도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APB-R3 임상 1상도 지난해 완료됐는데, 두 건의 임상 1상을 통해 SAFA 플랫폼이 인체에서 장기간 약물 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반감기 연장이 가능함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IPO 당시 APB-R3의 기술이전이 곧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연됐고, 해외 기업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계약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기술이전에 더해 올 3분기 룬드벡이 APB-A1 임상 2상에 진입하면 마일스톤(연구개발 수수료)이 유입되기 때문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SAFA 플랫폼은 GLP-1이나 ADC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개발해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하겠다"며 "APB-R3와 SAFA 플랫폼 개발 및 기술이전에 집중하면서 (2023년 기술이전할 것으로 예상한) APB-R4는 일단 연구 우선순위에서 밀린 상태"라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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