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AI ETF 승자는 키움… AMD·엔비디아 투자 비중이 갈랐다
미국 AI ETF 1등과 두 배 넘게 차이나
AMD·엔비디아 비중 많을수록 성적 좋아
올해 들어 국내 상장 인공지능(AI) 상장지수펀드(ETF)가 해외 상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AI ETF 별 수익률은 관련 종목의 편입 비중에 따라 달라지는데, 높은 성과를 내는 AI ETF는 주로 엔비디아·AMD 등 대형주(株)에 투자하는 공통점이 있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일 기준 최근 1개월 동안 국내 상장 AI ETF 가운데 최고 수익률을 낸 상품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글로벌AI반도체’로, 16.31%였다. 이 ETF는 독일 지수 제공업체 솔랙티브(Solactive)가 산출하는 ‘Solactive Global AI Semiconductor Index’를 기초지수로 삼고 미국·유럽·한국 등에 상장된 AI 반도체 관련 글로벌 기업에 투자한다.
같은 기간 미국 상장 AI ETF 중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상품 역시 AMD·엔비디아 등 전 세계 AI 반도체 기업 비중이 높았다. 미 금융정보분석업체 베타파이(VettaFi)에 따르면, 인베스코(Invesco)의 ‘인베스코 AI&넥스트 제너레이션 소프트웨어 ETF(IGPT)’의 수익률은 6.88%로 나타났다.
이들 상품의 수익률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배경엔 구성종목의 비중 차이가 있다. KOSEF 글로벌AI반도체 ETF는 AMD(24.52%)·엔비디아(20.86%)·TSMC(18.53%)의 편입 비중이 60%를 넘는다. 이어 칩 디자인 기업인 시놉시스와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가 각각 14.11%, 13.82%를 차지하고 있다.
인베스코 AI&넥스트 제너레이션 소프트웨어 ETF 역시 AMD, 엔비디아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비중은 각각 9.30%, 9.24%로 전체에서 이들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18% 정도다. 이어 어도비(7.11%), 퀄컴(4.50%), 인텔(4.11%), 마이크론 테크놀러지(3.26%), 일본 키엔스(3.13%) 등 다양한 AI 분야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양 시장의 2위를 비교해 봐도 비슷하다. 국내 2위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로, 수익률은 10.71%다. 이 상품은 엔비디아와 AMD 투자 비중이 약 15%에 달한다. 엔비디아(9.76%)와 메타(9.08%)의 비중이 비슷하고, 보안업체 팔로알토네트웍스(5.11%)·디지털 워크플로 기업 서비스나우(4.92%) 등 반도체가 아닌 AI 업종을 담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7.15%), 알파벳(6.29%), 브로드컴(5.14%) 등이 포함됐다.
그런데 수익률 6.86%를 기록한 해외 2위 QRAFT AI-Enhanced U.S. Large Cap Momentum ETF(AMOM)는 엔비디아(8.70%)와 AMD(3.31%)를 11% 정도만 담고 있다. 심지어 엔비디아보다 마이크로소프트 투자 비중이 9.09%로 더 높다. 이어 애플(5.43%), 제약기업인 엘리릴리 앤 컴퍼니(4.98%), 브로드컴(4.93%)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수익률 3~5위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10.51%)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글로벌AI&로봇액티브(9.22%)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AI액티브(8.38%) 등이었다. 해외의 경우 iShares Expanded Tech Sector ETF(IGM)는 6.63%로 3위였고 Neuberger Berman Disrupters ETF(NBDS)와 iShares U.S. Tech Independence Focused ETF(IETC)는 각각 6.03%, 5.63%로 4, 5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불고 있는 반도체 열풍의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와 AMD가 성적을 가르는 핵심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AMD는 지난 25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사상 최고치인 주당 180.33달러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몇 차례 신고가를 경신했다. 29일 종가는 177.83달러를 기록해 올 초 대비 28.32% 올랐다. 엔비디아도 같은 기간 29.68% 상승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버스·레버리지를 제외한 국내 상장 ETF 중에서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종목은 대부분 반도체·AI 관련 상품이다. 특히 해외 투자형 상품은 평균 8%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면서 “해외 반도체업체의 주가가 강세를 기록함에 따라 반도체·AI 관련 ETF 중에서 해외 투자형 상품의 성과가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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