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전 결승골 기억' 조규성, 긴 머리 다시 동여맸다... 월드컵 골 넣은 경기장서 '부진 탈출' 첫 골 노린다!

박재호 기자 2024. 1. 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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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조규성. /사진=뉴시스
조규성이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쉬워하는 조규성(가운데). /사진=뉴시스
조규성(27·미트윌란)의 부진 탈출 첫 제물이 정해졌다. 좋은 기억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대회 첫 골을 노린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팬들의 원성을 샀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역대급 전력을 자랑했지만 한 수 아래로 여긴 아시아 팀들에게 의외로 고전했다. 1차전 바레인에 3-1로 승리했지만 요르단에 2-2로 비기고 조 최약체 말레이시아에도 2-2로 겨우 비겼다. 아쉬운 경기력 속에 1승2무(승점 5)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 이기면 올라가고 지면 끝인 단판 승부다. 당장 경기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한다. 현재 클린스만호는 고민은 최전방이다. 대표팀 원톱 자원 황의조(노리치시티)가 사생활 논란으로 차출되지 못한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은 중앙 공격수의 추가 발탁 없이 조규성을 선택했다. 하지만 조규성은 지난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특히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여러 차례 기회를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본인도 답답한 듯 머리를 감싸 쥐기도 했다. 3차전 말레이시아를 상대로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상대 수비의 강한 견제에 고전했고 후반 17분 오현규와 교체됐다.

조규성. /사진=뉴시스
조규성(가운데)이 2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조별예선 3차전 대한민국 대 말레이시아의 경기에서 골문으로 쇄도하며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클린스만호의 최전방 자원은 조규성과 오현규가 있지만 두 선수 모두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사우디전에서 최전방 공격수의 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조규성의 활약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다행히 이번 경기가 열리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조규성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조규성은 약 1년 전 이곳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가나전에서 머리로만 멀티골을 터트린 좋은 기억이 있다. 한국 월드컵 역사상 단일 경기 첫 멀티골을 쏘아 올린 조규성은 잘생긴 외모와 스타성으로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조규성의 득점을 도운 이강인과 김진수(전북 현대) 모두 출격이 유력해 세 선수의 호흡도 기대된다.

조규성의 득점을 기대하는 이유는 또 있다. 조규성은 사우디를 상대로 득점을 올린 기억이 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해 9월 유럽 원정길에 올라 사우디와 친선전에서 조규성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장소부터 상대까지 모두 기분 좋은 기억이다. 당시 조규성의 결승골로 A매치 6경기 무승 행진을 끝낸 클린스만호는 이후 신바람 7연승을 내달렸다.

훈련하는 조규성의 모습. /사진=뉴시스
조규성(왼쪽). /사진=뉴시스
현재 조규성은 침착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말레이시아전 직후 그는 "토너먼트는 지면 끝이다. 경기에 뛰든 안 뛰든 출전한다면 득점을 하고 팀을 돕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 자신을 향해 겨누어진 비판의 화살을 직접 거둘 기회다.

한편 한국은 사우디와 상대 전적 18경기 5승8무5패로 팽팽하다. 사우디의 최근 기세는 좋다.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조련 하에 8경기 무패 행진을 달린다. 조별리그에서도 단 한 골만 실점하는 탄탄한 수비력으로 중동의 전통 강호다움 위엄을 보이고 있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만치니 감독은 "한국은 좋은 팀이다. 조별리그에서 6실점 했으나 그들이 좋은 팀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기회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 시절 함께 활약했던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서는 "그는 좋은 공격수였고 현재는 좋은 감독"이라고 전했다.

헤더를 시도하는 조규성(가운데). /사진=뉴시스
조규성(왼쪽). /사진=뉴시스
스포츠 전문 매체 '옵타'는 지난 29일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를 역대급 박빙으로 예상했다. 매체는 한국의 승리 확률을 51%, 사우디아라비아는 49%로 내다봤다.

이보다 더 치열한 접전을 예상한 경기는 없었다. 다른 경기는 이란이 시리아를 꺾을 확률이 76.2%나 됐다. 일본도 무려 77.5%로 바레인을 꺾고 8강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우스베키스탄이 태국에 승리할 확률이 37.4%가 됐다.

유럽 출신 지도자들의 맞대결도 관심사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과 미국 대표팀과 바이에른 뮌헨 등을 이끌었다. 만치니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 이탈리아 대표팀을 지휘하며 유럽에서 명장으로 꼽힌다.

한국은 홈과 다를바 없는 사우디의 팬들의 응원을 조심해야 한다. 해당 경기장 관중석은 약 4만 5000명인데 현지에서는 약 3만명의 사우디아라비아 관중이 들어찰 것으로 예상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운동장 분위기를 보면 한국이 불리할 수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팬이 약 3만여 명이 모인다"라고 경계했다.

이어 "상당히 기대된다. 토너먼트에 진출한 이상 빨리 경기를 치르고 싶다"며 "사우디는 강팀이다. 이런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 사우디 팬이 많아 힘들겠지만 기대하고 있다. 선수들과 나 모두 승리와 우승에 목말라 있다.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이 일본을 피해 조 2위로 통과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일본을 피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3차전이었던 말레이시아전에서 마지막 동점골 실점 후 안심한 듯이 웃은 장면에 대해서는 "높은 점유율에서도 골을 넣지 못한 불안감이 있었고 실점까지 해 그런 표정이 나왔다"고 답했다. 이어 "이제 어느 누구도 두렵지 않다. 두려움은 없고 존중은 한다. 사우디도 목표를 뚜렷하게 설정하고 경기에 임할 것이다. 좋은 경기력을 가진 두 팀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 팬들에게도 큰 선물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사우디와 최근 전적에서 앞서지만 아시안컵에서는 유독 사우디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4번 만나 3무1패로 열세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9월 친선전에서 붙어봤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잘 알 것이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우리가 안 좋은 장면이 나왓지만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수정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분명 좋은 경기가 될 것이다. 타지키스탄과 아랍에미리트 경기처럼 승부차기로 갈수도 있지만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지난 9월 친선전에서 한국에 패한 것이 약이 됐다. 이후 만치니호는 11월 2026 북중미월드컵 예선전부터 6경기 무패(5승 1무) 행진을 기록 중이다. 중이다. 특히 이번 대회 3경기에서 단 1골밖에 실점하지 않은 짠물수비가 최대 강점이다.

반면 한국은 3경기에서 6골을 내주며 16강 진출팀 중 최다 실점 불명예를 안았다. 특히 조 최약체로 분류된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3골을 실점한 게 뼈아팠다.

(왼쪽부터) 이재성, 조규성, 손흥민. /사진=뉴시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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