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가나전 2골+사우디전 득점’ 조규성, 온통 좋은 기억이다!...‘0골’ 아시안컵 침묵 깰까
사우디와 평가전에서 결승골→클린스만호 첫 승리
조규성, 현재 0골→아시안컵 첫 득점 도전
[포포투=가동민]
조규성이 좋은 기억을 안고 사우디를 상대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한국에 익숙한 구장이다. 바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를 치른 곳이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진행했다. 한국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기적을 만들어냈다.
한국은 앞선 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하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하지만 상대는 강호 포르투갈이었다. 이른 시간 실점을 허용하며 끌려갔지만 김영권의 동점골이 나왔다.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의 역습과 황희찬의 마무리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우루과이가 가나를 2-0으로 이겼다. 골득실은 같았지만 한국이 다득점에서 앞서며 16강에 올랐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조규성 입장에서도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좋은 기억이 있다. 조규성은 조별리그 2차전 가나와 경기에서 교체 투입하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0-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규성의 활약이 중요했다. 조규성은 머리로 멀티골을 뽑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비록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한국은 2-3으로 패배했지만 조규성은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월드컵에서 활약은 곧바로 유럽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현재 오현규가 뛰고 있는 셀틱을 비롯해 마인츠, 미네소타 등이 관심을 보였다. 유럽 팀들의 적극적인 관심에 조규성은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유럽에 진출하는 듯했다. 하지만 조규성은 유럽 진출이 아닌 K리그 잔류를 선택했다. 그 배경엔 전북현대 소속 테크니컬 디렉터 박지성이 조언이 있었다. 유럽 시즌 중반 합류보다 새 시즌을 앞두고 합류하는 것을 추천했다. 결국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미트윌란으로 향했다.
조규성이 미트윌란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한국 팬들의 관심이 늘었다. 미트윌란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공격수 조규성과 5년 계약에 서명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미트윌란은 조규성에게 등번호 10번 유니폼을 부여했다.
덴마크행을 두고 팬들은 조규성을 향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직후 유럽 빅리그 팀들의 관심이 있었지만 조규성은 K리그 잔류를 선택했다. 변방으로 분류되는 덴마크의 미트윌란으로 이적해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조규성은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조규성은 적응의 시간 없이 미트윌란의 공격을 책임졌다. 조규성은 선수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핵심 자원으로 거듭났다. 조규성은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었고 3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잠시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돌아오자마자 도움을 기록했고 다시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조규성은 이번 시즌 미트윌란에서 리그 8골을 넣으며 득점 3위를 달리고 있다. 조규성의 활약 속에 미트윌란은 리그 선두에 위치해 있다.
한국은 오랜 기간 아시아 무대를 평정하고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월드컵에 참가했다. 무려 11회 연속 진출을 이뤄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원정 16강에 성공했다.
하지만 유독 아시안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1년 3위, 2015년 준우승, 2019년 8강 등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가 우승에 적기라는 여론이 많다. 아시안컵 전까지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맹활약 중이었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바레인에 3-1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지만 2차전에서 요르단과 2-2로 비겼다. 조 1위가 되려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지만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기며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결과는 물론 경기력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좋은 선수들이 있었지만 압도적인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을 비판하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꾸준히 우승을 향한 자신감을 비쳤다. 이제 토너먼트에서 말로만 하는 자신감이 아닌 경기력으로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부진하고 있다. 전방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강도 높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 팬들은 도를 넘는 발언까지 하며 비판이 아닌 비난과 조롱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이에 조규성은 “신경 쓰지 않는다. 월드컵과 아시안컵은 차이가 없다. 똑같이 준비했다. 두 대회 모두 중요한 대회다”라고 전했다.
아직 조규성에게는 기회가 남았다. 한국은 우승을 목표로 삼고 달려가고 있다. 이제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앞두고 있다. 토너먼트는 1골 싸움이다. 전방에서 조규성이 월드컵과 미트윌란에서 보여준 모습을 다시 발휘한다면 한국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조규성은 “이제 토너먼트다. 지면 진짜 떨어진다. 경기를 뛰든 안 뛰든 출전한다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16강 상대는 사우디다. 조규성은 사우디를 상대로 좋은 기억이 있다. 지난 9월 펼쳐진 사우디와 평가전에서 조규성은 골을 기록했다. 전반 31분 우측면에서 이재성이 수비를 따돌리고 중앙으로 연결했다. 손흥민이 흘려줬고 황인범이 몸을 날리며 페널티 박스 안으로 공을 투입했다. 하지만 수비가 막아내며 공이 높이 떴다. 조규성은 놓치지 않고 뛰어 들어가며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조규성의 골로 1-0으로 승리했고 클린스만호의 첫 승리였다. 조규성이 이번 경기를 통해 부진을 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우디는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선임했다. 만치니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 인터밀란, 이탈리아 대표팀 등을 지휘한 명장이다. 아시안컵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사우디에 부임하면서 팀을 정비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지난 여름 사우디 리그에 유럽에서 전성기를 보낸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대거 이적했다. 지난 겨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적이 시작이었고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 리야드 마레즈 등이 사우디로 향했다. 유럽 선수들이 오면서 사우디 자국 선수들이 자리를 잃었다. 이는 사우디 대표팀에도 타격이 있었다. 경기 감각이 떨어졌고 호흡도 맞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만치니 감독은 사우디에 자신의 축구를 입히기 시작했다.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F조에서 2승 1무를 거두며 조 1위로 올라온 팀이다. 만만하게 봐선 안 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5-3-2 전형을 기반으로 측면으로 공격을 전개한다. 양쪽 윙백이 높은 위치까지 올라와 공격에 참여한다. 한국은 이를 막아내고 윙백의 뒷공간을 공략해야 한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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