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연홍 회장 "제약·바이오 강국 되도록 예측가능한 약가제도 필요"

박미리 기자 2024. 1. 30. 15: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종합)
韓 의약품 시장규모 30조, 전년比 17.6% ↑
해외약가 연동제 "논리적 근거 약해"
R&D 비중 확대, 임상 2·3상 집중 지원 필요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2027년까지 한국이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올해를 혁신역량 강화의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에는 신약 R&D(연구개발) 투자 비중 확대, 예측가능한 약가제도 설계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협회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미리 기자
2027년 제바강국 도약 목표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30일 서울 서초구 협회 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작은 미약했지만 끈기와 용기를 바탕으로 세계 선두가 된 반도체, 조선업처럼 제약바이오도 세계 선두가 될 수 있다"면서 "2027년까지 한국이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회원사와 힘을 합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24년을 제약바이오 중심국가 도약을 향한 '혁신역량 강화의 해'로 만들겠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2027년까지 연매출 1조원 이상 블록버스터급 신약 2개, 연매출 3조원 이상 글로벌 50대 제약사 3곳, 의약품 수출 2배(160억달러), 임상시험 글로벌 3위 등을 달성해 제약바이오 중심국가로 도약하겠단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시장은 2022년 기준 29조8595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17.6% 증가해 성장세에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R&D(연구개발) 파이프라인 비중은 13.1%(2627개)로 높은 수준이다. 노 회장은 "파이프라인 비중의 경우 10년 전만 해도 1% 미만이었는데 크게 오른 것"이라며 "혁신형 제약사 중심으로 R&D도 늘어나고, 국제시장 진출 의약품들이 많이 생겨나는 등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성장세"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추세에서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협력해나가면 2027년까지 세계 6대 제약바이오 강국이 되겠단 목표가 반드시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한 정책도 정부에 제안했다. 가장 강조한 부분이 약가제도를 예측가능하게 바꾸는 것이다. 노 회장은 현행 약가제도가 복잡다단하단 점을 지적했다. 그는 "정부 정책은 단순 명료하게 만들어져 집행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제도가 투명하고 예측할 수 있지 않으면 기업이 미래에 대해 투자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떠오른 해외약가 연동제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의 약가정책은 다 다르다"며 "논리적인 근거가 약한 정책으로, 외국 약값에 비해 높기 때문에 (약가를) 깎아야하면 이외 세부 정책이 왜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약가제도 개선은 의약품 공급 안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노 회장은 "의약품 품절 대란 원인을 따져보면 기업의 채산성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며 "의약품 공급은 영리 목적의 산업체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괴리가 있다"고 했다. 협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필수의약품·퇴장방지의약품의 선정기준 개선을 통한 목록 확대, 원가 인상요인 적시 반영 등의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단 방침이다.

"혁신위, 정부 공식 위원회" 기능 약화 우려 선그어
R&D 투자 확대도 요청했다. 노 회장은 "우리나라는 혁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우수 인력과 연구 역량에도 규모의 한계로 고도의 선택과 집중이 전제돼야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며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의 주도적·안정적 운영을 위한 법적 근거를 신속히 마련하고, 기업에 대한 정부 R&D 투자 비중 상향, 임상 2·3상 집중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대통령 훈령에 기초에 만들어져 기능 약화 우려를 받는 바이오헬스혁신위에 대해선 "총리가 위원장이고, 12개 부처 장·차관이 위원으로 참석하는 정부의 공식적 위원회"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법을 개정해 법적 지위를 견고하게 하겠다는 안건이 있다"며 "올해 작업이 신속히 추진되면 우려가 불식될 것"이라고 했다.

AI(인공지능) 활용 신약개발 등 기술 혁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제도적 지원 등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노 회장은 "협회는 기존의 AI신약개발지원센터를 AI신약융합연구원으로 확대해 'K-멜로디'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 AI 수준은 세계 6위로 평가되고 있지만 신약 개발 가속화를 위한 시스템은 아직 부족한 만큼 정책적 유인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K-멜로디는 AI 신약개발 활성화를 위해 기업별로 의료 데이터를 한데 모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다.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지원은 정부 주도의 GMP 상호인정협정 체결을 확대하고, 해외 제약전문가 인력풀을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노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하면서 '분명한 목표로 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는데, 지난해 제약바이오혁신위, 원료의약품 약가우대 등 괄목할만하 성과를 냈다"며 "올해도 새 목표 하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회원사와 힘을 합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