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가자지구 휴전 협상 진전”···공은 하마스에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을 중재해온 카타르가 중재국과 이스라엘이 합의한 휴전안을 하마스 측에 제안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은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주최 대담에서 “(휴전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며 “우리는 몇주 전보다 훨씬 나은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와 미국, 이집트, 이스라엘 4개국은 전날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회의를 열고 하마스에 제안할 휴전 협상안에 의견 접근을 이뤘다. 회의에는 알사니 총리를 비롯해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다비드 바르니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 아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 국장 등 각국 정보수장이 참석했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4개국이 의견 접근을 이룬 휴전안은 45일간 양측이 교전을 중단하고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 인질 35명과 이스라엘이 억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4000명을 맞교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는 인질 가운데 30~35명으로 추정되는 노인과 미성년자, 여성을 먼저 석방하고, 이후 휴전 연장에 따라 단계적으로 군인 등 다른 인질들도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맞교환하는 방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휴전 기간 종전 협상을 진행한다.
알사니 총리는 “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에서 한 제안을 바탕으로 둘을 병합한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간 하마스는 인질 석방 전 종전 방안에 대한 합의를 끝내는 ‘패키지 딜’을 요구해 왔으나, 이스라엘은 휴전과 종전 논의를 분리하는 ‘단계적 협상’을 주장해 왔다.
아울러 알사니 총리는 친이란 무장세력의 드론 공격으로 요르단 주둔 미군 3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보복 공격이 협상의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알사니 총리와 회담한 뒤 “매우 중요하고 건설적인 작업이 완료됐다”면서 “진정한 희망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 제안은 관련국 사이에 아주 강한 합의를 이룬 내용이며, 이제 하마스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하마스가 이 제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하마스는 휴전의 전제 조건으로 포괄적인 종전 논의를 요구해 왔다. 이스라엘이 이를 거부하자 하마스는 휴전 기간 종전 협상을 진행한다는 확실한 ‘보장’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인질을 석방한 뒤 이스라엘이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울러 하마스는 인질 맞교환이 이뤄지기 전 이스라엘군이 공격을 중단하고 가자지구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일시적인 휴전이 아니라 포괄적이고 완전한 침략 중단을 원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전날 파리 회담이 “건설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양측 의견에 “상당한 격차”가 있으며, 이스라엘이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 포함돼 조만간 추가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휴전 기간 종전 관련 포괄적인 합의를 ‘보장’하는 방안을 포함해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큰 간극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4개국 회담은 긍정적이었으나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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