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여성도 경찰·소방관 되려면 입대"…어떻게 생각하세요?[노컷투표]

CBS노컷뉴스 강지윤 기자 2024. 1. 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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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이 이르면 2030년부터 여성도 군 복무를 해야 경찰, 해양경찰, 소방, 교정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실성 떨어지는 공약으로 성별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한편, 군 상비병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미 있는 화두를 던졌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합당을 선언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가 28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소형 차량으로 돌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이 이르면 2030년부터 여성도 군 복무를 해야 경찰, 해양경찰, 소방, 교정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부담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대한민국 시민의 절반가량만 부담했다"면서 "나머지 절반이 조금씩 더 부담해 나가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같이 밝혔는데요.

이 대표는 "군에서 복무한 이력은 호봉에 그대로 반영되고, 군 복무 기간에 대한 정년 연장을 통해 경력상 불이익은 최소화할 것"이라며 "여성 희망 복무제를 통해 여성이 장교나 부사관과 같은 간부가 아닌 일반 병사로 근무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를 띄우며 세대 갈라치기를 했던 이 대표가 이번엔 2030 남성 표심을 위해 '성별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지역구는 포기하고 비례로 가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는데요. 그는 이 대표의 공약이 "국민 갈라치기, 비례 한 석을 더 얻기 위한 포지셔닝 외에 어떤 뜻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제3지대를 만든 만큼 국민들을 위한 비전과 그리고 전략 이런 희망들도 보여주면 좋겠다"고 비판했습니다.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1999년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만장일치로 군 가산점제도를 위헌 결정하며 헌법상 평등권과 공무담임권, 직업 선택의 자유를 훼손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군필자에게만 특정 직군 응시 기회를 제공하는 것 역시 '공무담임권'에 위반될 소지가 큽니다.

현행 징병제에서 여성은 장교·부사관으로 근무해 병사가 없는 상황입니다. 여성이 일반 병사로 근무하려면 이에 따른 병역 시스템의 변화, 여성 병사 전용 생활관 등 시설 마련, 혼성 부대 대책 등 많은 변화가 필요합니다. 2030년 '여성희망복무제' 시행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선거용 공약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군대 내 성비위 피해자 대다수가 여군인 것에 대한 지적도 제기됩니다. 이를 방지할 명확한 대책 없이 여성 희망 복무제를 시행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2021년 설문조사를 보면 군대 내 성희롱 피해 경험은 여성 32.1%, 남성 8%로 4배 차이를 보였고, 괴롭힘 경험은 여성 42.9%, 남성 22.3%로 여성이 약 2배 많았습니다.

양성징병제를 시행하고 있는 노르웨이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노르웨이 국군연구소(FFI) 2021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군 응답자의 46%가 "지난 1년 동안 어떤 형태든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반면, 남성은 14%만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2021년 전북 익산시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열린 '21-2기 부사관 임관식'. 사진공동취재단


반면, 저출산으로 인해 군 상비병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논의해 볼 만한 사안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2020년 33만 3천 명이던 20세 남성 인구는 2년 뒤 25만 7천 명으로 30%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국방부는 현재 22만명 수준인 20세 남성 인구가 2040년엔 13만 5천 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개혁신당 측은 여성 신규 공무원의 병역 의무화를 통해 연간 1~2만 명 정도의 병역자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연간 약 7천 명에 달하는 해당 직렬의 채용 규모와 20대1을 웃도는 경쟁률을 감안한 결과란 설명입니다.

장윤미 변호사는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통해 "여성 병역 의무화와 관련해서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지금은 과거와 같이 물리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진단도 있고, 병영을 함께할 경우 성비위가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대표의 공약이)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방식인지, 갈라치기의 방식인지와 관련해서는 후자의 측면이 농후하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단순 공무원이 아닌 국가의 치안, 위기, 응급상황을 다루는 직렬이기에 군복무 의무화가 적절해 보인다", "여성에게도 그에 맞는 보직을 줘 국방의 의무를 함께 지는 것이 옳다고 본다" 등의 반응도 나왔습니다.

한편, "군대도 제대로 안 갔다 온 사람이 할 공약은 아니다"며 이 대표의 병역 의혹을 주장하는 누리꾼도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2021년 병역법 위반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습니다.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2010년 당시 지식경제부 주관 'SW 마에스트로 과정'으로 활동한 것이 병역법과 전문연구 요원·산업기능요원의 관리규정 겸직금지 조항 등을 위반한 것이라는 의혹이었는데요. 이에 대해 경찰은 병역법 공소시효인 7년이 지나 공소권 없음으로 판단했습니다.

당시 이 대표는 이에 대해 "10년 전 병무청에서도 문제없다고 하고 검찰에서도 들여다봐서 문제없다던 사안"이라며 "병무청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졸업생'으로 명기해서 지원해서 합격해서 연수받았고, 휴가와 외출 처리를 정확히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여성도 군복무 마쳐야 경찰·소방관 지원 가능,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자세한 의견은 댓글로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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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강지윤 기자 lepomm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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