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승아양 숨지게한 만취운전 60대 “검찰 항소 기각해달라” 요청

피의자측 "천도재 지내는 등 사죄에 노력”
징역 12년 원심 받아들이고 항소하진 않아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대낮부터 만취해 운전하다 어린이보호구역으로 돌진해 9살 배승아양을 숨지게 한 60대가 형량이 가볍다는 검찰 항소를 기각해달라는 입장을 내놨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병식)는 30일 민식이법위반(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 도로교통법위반,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A씨(66)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A씨 측은 숨진 배양을 위해 가족들이 천도재를 지내는 등 사죄에 노력하고 있다며 검찰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 변호인은 “유족의 주소나 연락처를 몰라 사죄 등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나 그렇다고 사죄할 의사가 없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검찰과 달리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받아들여 항소하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A씨의 형량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이 사건으로 부상한 피해자들의 후유장해 등에 대한 사실조회를 추가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 사실조회 신청을 받아들여 오는 3월12일 재판을 한차례 속행할 예정이다.

한편 A씨는 지난해 4월8일 오후 2시21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교차로에서 만취 상태로 SM5 승용차를 몰다 어린이보호구역 인도로 돌진, 배양을 비롯해 길을 지나던 초등생 4명을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고로 배양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하루 만에 숨졌고 나머지 피해자들은 전치 2~12주의 상해를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

1심에서 A씨는 “숨쉬는 것조차 견딜 수 없이 송구하다”며 유족을 위해 7000만원을 공탁했으나 유족 측은 공탁금 수령을 거절하고 이를 회수하라는 서류를 법원에 냈다.

1심 재판부는 “불행한 사고를 막고 어린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이 정책적 결과로 반영된 것”이라며 민식이법 개정 취지를 설명하고 A씨를 꾸짖으면서도 검찰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낮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