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잃을 것 더 많아...한국 팬들 경멸 점점 커지고 있어" ESPN 우려 [아시안컵]

오상진 2024. 1. 3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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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위기에 위르겐 클린스만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드디어 결전의 날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새벽 1시(한국 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AFC 아시안컵 16강전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한다. 한국은 조별리그 1승 2무로 E조 2위를, 사우디아라비아는 2승 1무로 F조 1위를 차지했다. 한국과 사우디 중 승리한 팀은 인도네시아를 4-0으로 꺾고 8강에 선착한 호주와 맞붙게 된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아시아컵 우승 후보로 꼽히는 한국과 사우디의 16강전에 주목했다. 특히 EPSN은 레전드 출신인 클린스만 감독과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 감독의 맞대결에 초점을 맞췄다. 매체는 "두 사람은 축구계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제 두 사람은 감독으로서 아시아 대륙 최강이자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널리 거론되고 있는 팀을 이끌고 있다"며 "둘 중 한 사람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불명예스러운 결말로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이번 16강전은 두 감독의 명운이 걸린 승부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ESPN은 두 감독 중 특히 클린스만의 현재 상황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매체는 "둘 중 클린스만 감독은 잃을 것이 더 많다. 한국 대표팀을 둘러싼 기대치는 높아졌고, 태극전사 팬들의 경멸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클린스만 감독은 토너먼트를 앞두고 회의적인 언론을 향해 결승전까지 호텔을 예약하라고 말했지만, 점점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말레시이사와 3-3 무승부를 기록하며 조 2위가 확정된 경기에서 마지막 동점골 이후 클린스만 감독이 웃는 모습이 포착되자 격렬한 반응이 쏟아졌다. 한국이 토너먼트에서 오랜 숙적 일본을 만나지 않으려고 승점 3점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빠르게 퍼져 나갔다"고 언급했다.

EPSN은 "일본을 피했다 하더라도 사우디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아시안컵에서 3번이나 우승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에서 최종 우승팀인 아르헨티나를 꺾은 적 있는 팀"이라며 "만치니 감독은 '31일 경기장은 (사우디)팬들로 가득 찰 것이며, 이는 곧 사우디가 사실상 12번째 선수를 갖게된 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선언했다"고 전하며 한국이 16강전에서 쉽지 않은 승부를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ESPN은 "이론상으로 FIFA 랭킹(한국 23위, 사우디 56위)과 양 팀의 전력 수준을 봤을 때 클린스만 감독에게 훨씬 유리한 상황"이라며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64년 무관의 한을 풀기에 충분한 화력을 갖춘 황금 세대를 맡고 있다"고 한국이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봤다.

다만 매체는 "한국을 둘러싼 문제는 선수들의 재능 여부가 아니다. 토트넘 홋스퍼의 세계적인 공격수 손흥민을 중심으로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 파리 생제르망의 이강인,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황희찬 같은 뛰어난 선수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일 수 있느냐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한 지 1년이 채 않았지만 상당한 논란과 비판을 불러 일으켰다. 그 중 상당 부분은 자신이 했던 말과 달리 한국에 기반을 두지 않는 등 경기 외적인 문제였지만, 전술과 경기 운영 방식을 둘러싼 우려도 끊이지 않았다"며 전술 부재와 관련한 비판 여론도 주목했다.

ESPN은 조별 예선에서 한국이 보여준 경기력에 대해서도 혹평했다. 매체는 "조별 예선에서 한국보다 공을 오랫동안 소유한 팀은 없었다. 한국은 평균 72.7%의 점유율, PPDA (Passes per Defensive Action, 수비 액션당 상대 패스 횟수) 6.6으로 이번 대회 최고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통계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오픈 플레이에서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말레이시아전에는 82%의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필드골을 넣지 못했으며, 이번 대회 클린 시트(무실점)가 아직 없고 3경기 6골을 허용하는 등 최악의 수비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한국이 그린 팰컨스(사우디 대표팀 별명)에 패해 탈락하게 되면 1996년부터 이어온 연속 8강 진출 기록이 깨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1996년 대회부터 지난 2019년 대회까지 아시안컵 7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우려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자신감이 드러내고 있다. 그는 16강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말해 아무도 두렵지 않다. 두려움은 없지만 모든 상대를 존중한다"며 "만치니는 환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 그에게는 새로운 모험이고, 한국에 와서 환상적인 팀을 코치하는 나에게도 새로운 모험이다"라며 사우디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뉴스1,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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