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바이 바이오

전태훤 선임기자 2024. 1. 3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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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산업의 흐름을 이해하고 관련 기업의 가치와 업계 허와 실을 살펴보는 신간 '바이 바이오'가 출간됐다.

당장의 실적은 미미하지만 앞으로 괄목할 성과를 낼 기업을 선별하고, 신약 개발과 임상 실험, 기술 이전 같은 호재성 재료만 있을 뿐 성장 동력을 잃은 좀비 바이오 업체를 어떻게 솎아낼 것인지를 구체적 사례를 들어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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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바이오 /어바웃어북

바이오는 반도체와 배터리를 잇는 ‘K-인더스트리’의 대표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제약·바이오 산업의 흐름을 이해하고 관련 기업의 가치와 업계 허와 실을 살펴보는 신간 ‘바이 바이오’가 출간됐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19년부터 2023년에 이르기까지 ‘바이오 버블’의 원인과 결과를 추적한 저자는 어떤 바이오 업체들이 위기에서 살아남았고, 또 의미 있는 성과를 이어왔는지 24개의 주제를 통해 냉철하게 분석했다.

책은 ‘돈 버는’ 흑자 바이오에 투자(buy)하는 것과 ‘돈 먹는’ 좀비 바이오와 작별(bye)할 것을 구분해 다룬다. 당장의 실적은 미미하지만 앞으로 괄목할 성과를 낼 기업을 선별하고, 신약 개발과 임상 실험, 기술 이전 같은 호재성 재료만 있을 뿐 성장 동력을 잃은 좀비 바이오 업체를 어떻게 솎아낼 것인지를 구체적 사례를 들어 알려준다.

아울러 무조건 상장만 하면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지, 바이오 기업의 상장 첫 관문인 ‘기술성 평가’엔 문제가 없는지, 바이오 산업을 둘러싼 허와 실도 파헤친다. 저자는 100개가 넘는 바이오 기업이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영업실적을 보여준 회사는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투자적 관점에서 기술성 평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냉정하게 짚어본다.

책은 바이오 업계에 만연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투자자들이 반복을 일삼는 잘못된 판단 근거도 바로 잡는다.

코로나19로 세계가 공포에 떨었을 당시 치료제와 백신 개발 선언으로 주가가 급등한 국내 제약사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이 잇따랐다. 결과적으론 어떤 제약사도 임상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지만 오너 일가는 이미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둔 뒤였다. ‘꼭지’에 올라탄 개인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이런 상황은 해외도 다르지 않았다. 코로나19 백신으로 유명한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등 거대 제약사에서도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드러났다. 하지만 저자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한다. 최대 주주와 최고경영자(CEO)의 부도덕한 대량 매도는 마땅히 경계해야 하지만, 연구개발(R&D)이나 신규 사업 재투자를 위한 지분 매각은 합리적인 범위에서 허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책이 다루는 주제들은 매우 논쟁적이다. 이를테면 제약업계 1세대 창업자들의 세대교체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 기업마다 매우 민감해하는 부분이지만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다. 저자는 창업자의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직설한다. 이어 창업자 중심의 지배구조와 사업 방향이 바이오 기업의 회사 가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낱낱이 설파한다.

책은 시종일관 바이오 업계에 대한 편견이 불러온 오해를 바로잡는 데 방점을 찍는다. 제약·바이오 업계 종사자거나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핵심 이슈들을 명쾌하게 풀어냈다.

민경문 지음ㅣ어바웃어북ㅣ348쪽ㅣ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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