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NO '밥상 예능' 온다"..2024 JTBC, 김태호PD 신작→'이혼숙려캠프' 라인업[종합]
2024년 JTBC 예능 라인업이 공개됐다. 여러 플랫폼에서 중독된 도파민을 넘어 JTBC는 '힐링', '밥상 예능'을 선보이겠단 계획이다.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2024 JTBC 예능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임정아 예능제작본부장, 황교진CP, 민철기CP, 김은정CP, 손창우CP가 참석했다.
이날 JTBC는 올해 방송할 예능 라인업을 소개하고, 콘텐츠 방향성을 설명했다. 올해 JTBC는 1월 '배우반상회'(정종욱PD)부터 3월 '연애남매'(이진주PD), 4월 '세상에 이런 사람이'(정동현PD), '이혼숙려캠프'(김은정CP), '걸스 온 파이어'(김희정CP), 6월 '끝사랑'(홍인기PD), '전업자녀 탈출기'(정동현PD)를 상반기에 선보인다.
'배우반상회'는 더 완벽하게 배역에 몰입하기 위한 배우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관찰예능. '연애남매'는 남매들이 모여 서로의 연인을 찾아가는 가족 참견 연애 리얼리티. '세상에 이런 사람이'는 특별한 일상, 재주, 성격으로 화제가 되는 별종 지구인 버라이어티 토크쇼. '이혼숙려캠프'는 이혼 위기 부부들이 이혼에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하는 부부 리얼리티.
'걸스 온 파이어'는 'NEW K-POP'을 제안할 여성 보컬 그룹 결성 오디션. '끝사랑'은 인생 후반전을 함께 할 끝사랑을 찾는 시니어 세대의 연애 예능. '전업자녀 탈출기'는 직업이 '자녀'인 청년들이 진정한 사회인이 되는 과정을 담은 예능 다큐멘터리.
JTBC는 새로운 포맷에 신선한 웃음을 담은 예능 콘텐츠를 연달아 론칭, '올드 미디어', '레거시 미디어'라는 프레임의 한계를 넘어 예능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임정아 본부장은 2024년 JTBC 예능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2024년 '모두의 예능'이 필요하다. OTT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도파민이 뿜어져 나와서 신나기도 하지만 피로감도 커졌다. TV를 시청할수록 힐링이 돼야 하는데 피로감이 있다. 시청도 파편화 돼서 예전에 많았던 '식탁 예능', '밥상 예능'이 없어졌고 '혼밥 예능'이 많아졌다. 우리는 모두에게 신선한 예능을 선보이려고 한다. 가족 이상의 친구, 밥상 위에서 즐기는 '밥상 예능'을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이어 "창의적인 신선함을 보여주려고 한다. '냉장고를 부탁해', '효리네 민박' 등을 저희 JTBC만이 보여준 예능이다. 올해엔 저희가 모두가 공감하면서 새로운 예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임 본부장은 "올해 김태호PD의 예능도 라인업에 있다"고 귀띔했다.
김은정CP는 "올해 이진주PD의 '연애남매'를 3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오빠나 누나, 여동생, 남동생이 지켜보는 앞에서 연애에 고군분투하는 청춘을 보여줄 것"이라며 "그 어느 예능보다 웃음 가득하고 시트콤 같은 리얼리티 프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CP는 "남매 키워드 하나를 더했을 뿐인데 기존 연애예능이 아니라 가족 안에서 노는 입체적인 인물을 보여주는 연애 리얼리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4월엔 MBC에서 '진짜 사나이'를 연출했던 김민종CP가 '이혼숙려캠프'를 선보인다. 서로 보듬어가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결혼생활을 돌아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6월에 선보이는 '끝사랑'은 홍인기PD가 연출한다. 시니어들의 사랑을 주제로한 프로고 현재 55세 이상의 남녀 출연자를 모집 중이다"라고 밝혔다.
'뭉쳐야 찬다'를 연출한 황교진CP는 "'뭉찬'이 처음엔 축구를 할 줄 아는 분들로 섭외했다면 지금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축구에 대한 도전기를 그리고 있다. 제가 보기에 눈물날 정도로 진정성이 있다. 일주일에 3~4일씩 훈련에 나오고 본업 일정도 조정하면서 해외 일정까지 소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진심을 볼 수 있다. 그 모습을 유튜브 등을 통해서도 다양하게 보여주려고 한다. 지난 네덜란드 편에선 히딩크 감독님과 선수들이 다시 만나는 그림을 만들어 봤다. 그들이 피땀 흘리는 진정성을 보여주려고 했다. 앞으로 독일,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럽을 가보려고 한다. 국가대표 감독님, 이강인, 손흥민, 김민재 선수 등을 최대한 만나서 그들의 열정을 전하려 한다"고 밝혔다.
민철기CP는 "요즘엔 진정성과 리얼리티가 대세인 것 같다. 제가 음악 프로그램도 준비 중인데, 요즘엔 휴대폰을 통해 손쉽게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TV라는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시청자들이 콘텐츠를 볼 땐 휴대폰을 통해 볼 수 없는 장르를 선호하는 것 같다. 그래서 리얼리티를 찾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창우CP는 "진정성은, 사람으로서의 나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겠다. 그게 '밥친구'가 될 수 있는 조건이겠다. '배우반상회'도 '이혼숙려캠프'도 오롯이의 '나'를 보여줘야겠다"고 덧붙였다.
임 본부장은 "제가 옛날에 'god의 육아일기'를 연출하면서 '이 프로는 되겠다'고 생각했다. god 친구들이 당시에 메이크업도 안 하고 자고 있더라. 당시만 해도 샵을 갔다와서 촬영했는데 말이다. CCTV도 없어서 캠에 청테이프를 감아서 촬영하기도 했다. 밤에 아기가 깨면 손호영이 아기에게 젖병을 물렸는데 그게 '리얼리티'였던 거다. 촬영에 임하는 진심에 모두가 공감할 때 요즘 말로 '찐'인 거더라. JTBC 예능의 강점은 연출자 모두가 찐이고 출연자도 찐이더라"라고 말했다.
최근 드라마 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예능국에 부담이 더 커질 터. 임 본부장은 "예능 슬롯이 늘어나진 않았다. 드라마 슬롯은 그대로 있다. 제작비가 상승하면서, OTT가 들어서면서 할리우드급 제작비가 들기 때문에 예능 편수가 늘어나진 않는다. 다만 개별 예능이 갖는 연출력에 부담이 생긴다. 그래서 더 자극적인 소재에 대한 니즈가 끊임없이 생기는 것이겠다. 우리는 가족 예능을 보이면서 선을 넘지 않는 매력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런 퍼포먼스의 압박감이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요즘엔 각 방송사들이 상관 없이 편성을 한다. '톡파원 25시'도 드라마 시간대에 편성을 했다. 경쟁 수도 많아지면서 CP들이 느끼는 부담감이 커지고 유혹도 많다. 선을 어디까지 지킬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한다"라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최강야구'와 '뭉쳐야 찬다'로 우리가 스포츠 예능이 있는데, 스포츠 예능의 강점과 교훈은 굿즈의 부분이 아니라 팬덤이 생긴 것이다. 나영석PD 같은 경우에도 엄청난 팬덤이 생긴 거 아니냐. 스포츠 예능에서도 팬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강야구'는 감독님이 새롭게 들어오시면서 영향력이 어마어마해졌다"라고 전했다.
JTBC가 OTT 시대에 대응할 방법이 있는지 묻자 임 본부장은 "OTT를 엄청 많이 봤었는데 OTT만의 색깔이 있다. 엄청 세련되고 때깔 좋은 게 있다. 저희는 다양한 장르가 있다. 저희는 알차고 재미있는 걸 보여주려고 한다. 더 많은 기획서를 만드는 게 목표고 다양한 데이터를 갖고 있는 게 장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철기PD는 "OTT는 구독자를 늘릴 수밖에 없는 자극성과 구조로 가고 있다. 유튜브는 개인적인 스케일로도 가더라. TV가 그 사이에서 점점 애매해지는 것 같다. 파이가 쪼개지면서 광고에 대한 압박도 많다. 모든 방송사가 어려움을 갖고 있을 거다. 예능의 사명이라는 것이 요즘 잘나간다고 해서 리얼리티를 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요즘 봐서 알겠지만 신규 프로가 예전에 비해 현격하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능인들과 재미있는 프로를 하고 싶은데 그게 어려운 환경이 됐다. 예능인이 나와서 하는 프로 대다수가 VCR을 보면서 토크하는 것 외에 별로 없다. '아는 형님'을 하고 있지만 '아는 형님'도 예전만큼 시청률이 높진 않다. 하지만 저는 이런 프로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프로가 잘된다고 우르르 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도파민에 중독된 젊은 시청자들은 어떻게 TV로 데려올까. 손창우CP는 "저희도 메인PD, CP들이 MZ 젊은 작가들에게 의견을 많이 들어보려고 한다. 저희가 모르는 게 있고 OTT와 유튜브 사이에서 미디어 시장이 나아갈 바를 찾기 위해선 옛날 방식으로만 해선 안 되겠다. 예전의 기본 연출 방식을 가져가되 MZ 세대가 좋아하는 구성을 보여주려 한다. 저희가 타협하면서 가려고 하는데 이 사이의 답이 어려운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가족 예능을 택하는 게 다시 레거시 미디어로의 역행이 되진 않을지 우려도 있다. 임 본부장은 "제가 생각하는 건 '모두의 예능'이다. 요즘 모두가 가족을 이루고 사는 것도 아니다. '가족 예능'이라기 보다는 예능을 매개로 친한 사람들과 담화를 나눌 수 있는 걸 원한다. 저희는 여전히 레거시 미디어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레거시 미디어의 책임감과 무게감과 이것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유튜브에서 신동엽 씨가 친한 지인을 불러서 얘기하는 걸 할 수도 있고, 넷플릭스와 OTT 사이에서 5~10억 사이의 돈으로 프로그램도 할 수 있지만 저는 예전 레거시 미디어가 하던 방식을 안 하는 곳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한 경우도 있지만 MBC '나 혼자 산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 레거시 미디어에 여전히 힘이 있다.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면 저희는 그걸 해나가고 싶다. 세대, 성별, 빈부에 따라 시청이 나눠질 수 있지만 예전처럼 모두가 예능을 얘기할 수 있는 '모두의 예능'을 만들고 싶다. 이게 역행이라도 이걸 하고 싶다. OTT의 길도 저희의 길은 아니기 때문이다. 역행일 수 있지만 '위로 올라간 역행'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임 본부장은 "저희 JTBC가 창사 이래 처음 작년 구조조정이 있었는데 올해 흑자 전환을 하려고 한다. 저희는 올해 꼭 예능으로 JTBC 가족에 생긴 비극이 다시 생기지 않게 하고 싶다. 새로운 기획을 포함해서 경쟁력 있었던 프로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6, 7개 프로그램을 새로 하면서 젊은 PD들이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있다. 젊은 PD들이 계속 잘 성장할 수 있게 하고 싶다. 저희가 가진 건 OTT 플랫폼도 아니고 '사람'이다. 실험정신을 보여주겠다. 4~6회 파일럿도 보장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태호PD가 신작 기획서를 가져왔다. 아마 하반기에 론칭을 예상하고 있다. 준비를 시작했다"라고도 귀띔했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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